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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도 돈도 없는데” 모친상 치르니 ‘4700만원’ 상속세…서류 하나면 ‘0원’으로 감면”[이세상]
모친 사망에 홀로 남았는데, 8억원 주택 상속에 4700만원 세금
10년 이상 같이 거주해 ‘동거주택 상속공제’ 적용…세금 ‘0원’
향후 양도 시 ‘1세대1주택’ 적용도 가능…장기보유 적용은 별도
주거비, 식비, 교통비 등 말마따나 ‘숨만 쉬어도’ 돈이 나가는 세상입니다. 하지만 쉽게 티가 나지 않는 지출도 있죠. 바로 세금입니다. 뭘 사든 10%의 부가가치세를 부담해야 하고, 급여를 받으면서도 많게는 수십%의 소득세를 냅니다. 상속세·증여세·양도세 등 세금의 세계는 끝이 없습니다.
물론 아깝습니다. 하지만 살면서 절대 피할 수 없는 두 가지가 죽음과 세금이라고 합니다. 세금 전문가의 상담 사례를 바탕으로 주변에서 흔히 할 수 있는 세금 고민을 풀어봤습니다. 이를 계기로 '이왕 낼 세금', 현명하게 따져보는 건 어떨까요.
[게티이미지뱅크]

#.30대 직장인 정승훈 씨는 학창 시절에 아버지가 먼저 세상을 등지며 어머니와 10년 넘게 단둘이 생계를 꾸려나가고 있었다. 그러다 지난 4월 혼자 계신 어머니마저 돌아가시며 혼자 남게 됐다. 문제는 슬픔을 채 정리하지도 못한 상황에서 날아온 ‘상속세’ 고지서였다. 상속재산은 시가 8억원의 아파트 한 채에 불과했지만, 세무서는 약 4000만원의 상속세를 납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별다른 현금 자산이 없어 고민하던 정 씨에게 한 직장 동료는 “같이 거주했을 경우 세금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희망의 불씨가 생긴 정 씨는 세금전문가 ‘국세언니’를 찾아 상세한 세금 감면 방안을 문의했다.

Q. 아버지는 어릴 때 돌아가셨고, 형제는 저뿐입니다. 8억원 아파트를 상속받는다고 해서, 4000만원이 넘는 세금이 부과되는 게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A. 이 경우 상속세 계산은 돌아가신 어머니를 기준으로 계산해, 상속인이 나눠서 납부합니다. 그런데 승훈님의 경우 단독 상속인에 해당하므로, 이를 모두 부담해야 합니다.

크게는 인적공제와 물적공제를 차감한 나머지에 대해 세금을 납부해야 합니다. 인적공제는 기초공제 2억원과 기타 인적공제 합계액, 혹은 일괄공제 5억원을 비교해 큰 금액을 공제합니다. 상속인의 생계를 위해 최소한 5억원을 공제하기 위한 취지입니다. 여기다 물적공제 사항 등에 있어 장례비 500만원 외 크게 적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상속금액 8억원에서 5억500만원을 차감한 2억9500만원에 대해 세금이 부과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 결과 산출세액은 4900만원에 신고세액공제(산출세액의 3%) 147만원을 제외해 4753만원가량의 세금이 부과된 것입니다. 다만 이를 그대로 납부해야 한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말씀을 들어보니, 여기서 나온 세금에서 감면받을 수 있는 요소들을 찾아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안 그래도 직장 동료가 어머니와 오랜 기간 같이 살면 세금이 감면될 수 있다고 조언해 줬습니다. 저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에 10년 이상 어머니와 둘이 거주했습니다. 세금 감면이 될까요.

A. 10년 이상 같이 거주하신 것이 사실이라면, 납부할 상속세가 0원으로 줄어들 수 있습니다. 상속세를 산정할 시 ‘동거주택 상속공제’라는 것이 있습니다. 자녀가 본인 명의 주택을 보유하지 않고 부모님과 10년 이상 거주할 경우, 부모님이 보유한 1주택을 상속받을 때 최대 6억원까지 공제되는 제도입니다.

이때 자녀가 미성년자인 경우를 제외하고 10년간 동거해야 합니다. 과거에는 자녀가 독립하는 시기가 빨라졌기 때문에 혜택을 많이 받지 않았지만, 최근에 결혼을 안 한 성년이 부모와 함께 동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지어 결혼 후에도 부모와 함께 거주하는 경우에는 공제 대상이 됩니다.

Q. 그런데 주택 가격이 8억원인데, 6억원까지 공제를 받는다면 나머지 2억원에 대해서 세금을 납부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A. 처음에 말씀드린 데로 상속공제는 인적공제와 물적공제로 나뉩니다. 승훈님의 경우 인적공제에서 5억원을 공제받을 수 있다고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여기다 물적공제 분야에서 동거주택 상속공제 6억원을 적용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그 말은 곧 11억원까지 상속재산에 대한 세금을 공제받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Q. 정말 다행입니다. 같이 살기만 하면 요건이 충족되는 걸까요. 조금 불안하네요.

A. 현행법상 동거주택 상속공제 혜택을 받으려면 3가지 요건이 충족돼야 합니다. 첫 번째는 피상속인, 그러니까 어머니와 동거한 자녀가 주택을 상속받아야 합니다. 두 번째는 동거한 기간이 10년 이상이어야 합니다. 세 번째는 10년 이상 계속 1세대 1주택이어야 합니다. 물론 무주택인 경우도 포함됩니다.

승훈님의 자료를 토대로 보면, 세 가지 요건에 모두 충족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더 들여다봐야 할 부분은 있습니다.

피상속인의 직계비속이 사망일로부터 소급해서 10년 이상 계속해 동거하는 경우에만 공제가 됩니다. 10년 이상의 동거 기간을 계산할 때 직장 등의 전근 또는 군대, 고등학교 취학, 1년 이상의 치료를 위해 불가피하게 동거하지 못한 경우에도 ‘계속해서’ 동거한 것으로 연속성은 인정됩니다만, 실제 동거 기간에서는 차감됩니다.

예를 들어 승훈님이 2014년부터 동거를 시작했으나 직장의 이동으로 2년간 실제로 같이 거주하지 못한 경우에는 실제 동거 기간이 8년에 불과하므로, 동거주택 상속공제를 받지 못해 4700만원가량의 세금을 납부해야 합니다.

Q. 이 부분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쭉 한 집에서 살았거든요. 다만 고민이 하나 더 있습니다. 주택을 상속받은 이후에 바로 양도하려고 하는데요. 돌아가신 어머니가 15년간 해당 주택을 보유했는데, 혹시 지금 매도하더라도 1세대1주택 적용을 받을 수 있을까요.

A. 동일세대의 경우 1세대1주택 판정 시 어머니가 주택을 취득한 시점으로 계산됩니다. 따라서 어머니가 취득한 2009년부터 계산돼 2년 이상 보유한 경우 1세대1주택이 적용됩니다. 상속 이후 보유한 기간이 합쳐져 계산되기 때문에 적용이 가능하다는 의미입니다.

만일 별도세대로부터 상속받은 주택을 양도하는 경우에는 상속일로부터 2년 이상 보유해야만 1세대1주택 비과세 적용이 가능합니다. 동일세대로부터 상속받은 주택의 경우에만 상속인과 피상속인이 동일세대로서 주택을 보유한 기간과 상속개시 이후 상속인이 보유한 기간을 통산할 수 있습니다. 승훈님의 경우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입니다.

Q. 그러면 향후 양도소득세를 납부할 때 장기보유특별공제도 받을 수 있을까요. 제가 보유한 현금이 얼마 없다 보니, 최대한 세금을 아끼고 싶습니다.

A. 1세대1주택 비과세 여부를 판단하는 것과, 장기보유특별공제율을 계산하는 것은 기준이 조금 다릅니다. 장기보유특별공제의 경우 피상속인과 동일세대원으로서 보유·거주한 기간을 통산하지 않고, 상속주택을 취득한 날(상속개시일·사망일)로부터 계산합니다.

따라서 승훈님이 3년 뒤 상속 주택을 양도한다고 보면, 장기보유특별공제의 경우 3년을 기준으로 해 24%에 해당합니다. 보유 기간, 거주 기간 모두 3년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1세대1주택 비과세 요건을 충족했기 때문에 양도가액 12억원을 초과하는 고가주택이 아니라면, 양도소득세가 부과되지 않을 예정입니다.

정리하면 동일세대원으로 주택을 취득하더라도 일반적으로 장기보유특별공제 산정은 본인이 취득한 날부터 계산합니다. 이에 해당 주택 취득일로부터 장기간 보유·거주하는 것이 절세에 도움될 것입니다.

Q. 제가 최근에 결혼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만약 어머니 주택을 상속받고, 이후에 주택을 추가로 취득하게 되면 2주택자가 돼 종합부동산세를 더 많이 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우려됩니다.

A. 기존에 승훈님은 무주택자였고, 돌아가신 어머니의 경우 1세대1주택자에 해당했습니다. 1세대1주택자는 12억원이 공제되므로 종합부동산세를 납부하지 않으셨죠. 따라서 기존에 종합부동산세를 납부하지 않았던 승훈님이 상속 후 곧바로 종합부동산세를 납부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상속 후 5년이 지나면 주택 수에 상속주택이 포함됩니다. 추가로 주택을 취득할 경우 2주택자가 된다는 얘기입니다. 종합부동산세가 걱정된다면 상속 후 5년 이내에만 상속주택을 정리하면 됩니다.

Q. 만약 제가 주택을 나눠서 상속받았더라고 해도, 종합부동산세가 적용되지 않는 걸까요.

A. 예를 들어 돌아가신 어머니의 자녀가 2명인 경우 주택 1채를 장남 60%, 차남 40% 등으로 상속받았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 경우 차남이 상속받은 부분이 40% 이하이거나, 상속받은 부분의 가액이 6억원(수도권 밖의 주택의 경우 3억원) 이하일 경우 상속받은 주택은 1주택으로 보지 않습니다. 따라서 1주택자 기간이 제한 없이 계속 유지됩니다. 다만 60%를 상속받은 장남의 경우 상속주택은 5년 후에 주택 수에 포함됩니다. 이 부분 때문에 상속 시 골치를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Q. 마지막으로 5년이 지나도 주택수에 포함이 되지 않는 사례도 있을까요.

A. 종합부동산세법에서는 공시가격이 3억원 이하이면서, 수도권, 광역시, 특별자치시 밖의 지역에 있는 주택은 주택수에서 제외하고 있습니다. 주택 수에서만 제외되므로 총과세가액에는 포함됩니다.

주택 수에서 제외되는 것이 유리한 이유는 종합부동산세법에서는 3주택자인 경우 과세 세율이 높아지고 1세대1주택자의 경우 특례를 적용받기 때문입니다. 물론 1주택자가 지방의 저가 주택을 상속받은 경우에는 기간 제한 없이 계속 1주택자에 해당합니다. [김광우 기자 / 김혜리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 세무전문가]

w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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