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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20대 신용유의자 급증, 맞춤형 종합 대책 시급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백만원을 못갚아 ‘신용불량’이 된 20대가 6만5887명에 이른다고 한다. 2021년(5만2580명)보다 25.3%나 불었다. 같은 기간 전체 신용유의자(옛 신용불량자)가 8%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청년층에서 가파른 증가세가 더 확연하다. 사회 진출도 전에 빚 수렁에 빠져 옴짝달싹 못하는 청년들이 늘어나는 것은 개인은 물론 사회에 불행한 일이다.

신용유의자는 원금과 이자를 3개월 이상 못 내 한국신용정보원에 등록된 이를 말한다. 단기 연체 정보가 등록된 20대는 지난 7월 말 7만3379명으로 이 중 연체 금액이 ‘1000만원 이하’인 경우는 6만4624명이다. 전체 연체자의 88%로 20대 연체자 10명 중 9명은 소액 채무자라는 뜻이다. 마땅한 직업이 없어 쉽게 돈을 빌릴 수 있는 카드사나 2금융권 등을 통해 돈을 빌렸다가 제때 갚지 못하고 빚만 늘린 청년들이 대부분이라는 얘기다.

개인회생을 신청하는 20대가 해마다 늘어나는 것도 다르지 않다. 작년 20대 개인회생은 3278건으로 2022년(2255건)보다 45% 증가했다. 2021년(1787건)과 비교하면 무려 83% 늘었다. 서울시복지재단 청년동행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20대 개인회생 신청자 중 생활비 마련 때문에 처음 빚을 졌다는 응답이 59%에 달했다. ‘주거비’(18%) ‘학자금’(10%) 등 꼭 필요한 비용이 대부분으로 생활고가 심각하다는 증거다.

청년 신용유의자 급증은 고물가·고금리에 따른 경기 둔화 여파로 일자리 구하기가 힘들어지면서 청년들이 큰 타격을 받은 때문으로 볼 수 있다. 7월 고용통계에 따르면 청년층(15~29세) 취업자 수는 총 379만1005명으로 전년 동기(393만9473명) 대비 4%가량 줄었다. 상용직 일자리는 1년 전보다 16만663명 줄고, ‘그냥 쉬었음’ 청년층은 7월 역대 최대치인 44만명을 기록했다. 이들 중 75.6%가 아예 일할 의사가 없다고 한다. 임시직을 전전하다 지쳐 구직을 포기한 것인데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 청년들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게 급선무다. 산업 구조 변화에 따른 새로운 일자리가 많이 생겨날 수 있도록 기업 혁신을 돕고 그에 걸맞는 역량을 익힐 수 있는 기회를 청년들에게 제공해야 한다. 지속적인 일자리 정보와 교육 기회 제공은 필수다. 급속한 기술 발전으로 새로운 일자리는 전문성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질 게 분명하다. 준비가 돼 있지 않은 청년들의 일자리 얻기가 더 힘들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당장 청년층의 경제적 어려움을 해소할 정책 지원도 필요하지만 종합적이고 중장기적인 맞춤형 정책을 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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