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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WB “韓, 중진국 함정 탈출한 슈퍼스타”...결국 혁신이 답

한국이 중진국 함정을 극복하고 선진국이 된 ‘글로벌 모범 사례’라는 세계은행(WB)의 분석이 나왔다. ‘중진국 함정(middle-income trap)’이란 주제의 WB보고서에서다. 중진국 함정은 저소득 국가였던 나라가 중소득 국가에 올라서는 단계에서 성장 동력을 잃어 중진국에 머무르거나 저소득 국가로 후퇴하는 현상을 말한다. 보고서는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지난 1960년 1200달러도 채 안 됐지만, 작년엔 3만3000달러에 육박했다”며 한국을 ‘성장의 슈퍼스타(superstar)’로 평가했다. 한국의 성장 과정 자체가 교과서로 반드시 숙지해야 한다고도 했다. 권위 있는 국제기구가 한국의 경제 성장 모델을 공식 인정한 셈이다.

이번 보고서는 중진국의 성장이 정체되는 이유와 극복 전략을 다루고 있는데, 중진국 함정을 벗어날 핵심요소로 투자(investment), 기술 도입(infusion), 혁신(innovation), 즉 3i을 꼽는다. 저소득 단계에서는 대규모 투자 유치로 성장을 이룰 수 있지만 중진국 단계에선 해외 기술 도입과 기술 혁신으로 고소득 국가의 문턱을 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은 이를 성공적으로 구사한 모범생이다. 먼저 시장 개방과 외국 자본 유치를 통해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고 해외기술 도입과 연구개발(R&D), 교육에 대한 투자를 통해 생산성을 극대화한 점을 WB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1997년 외환위기는 혁신의 전환점이 됐다. 금융과 재벌 개혁으로 경쟁시장을 조성해 벤처기업을 키워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한국 외에도 폴란드와 칠레를 모범국으로 소개했는데 공통점으로 꼽은 게 혁신이다. 선진국 문턱을 넘었지만 저성장에 발목잡힌 한국 경제가 다시 돌아봐야 할 대목이다. 그동안 경제성장을 견인해온 혁신은 이제 찾아보기 어렵고 쉬운 길로만 가려는 게 현실이다. 누구도 흔들 수 없는 초격차 기술 확보가 중요하지만 절박함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성장의 걸림돌인 기업을 옥쥐는 각종 규제와 법이 늘고 있는 것도 문제다.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합법 개정안)도 그 하나로 경제계는 파업의 일상화를 초래하는 “우리 기업과 경제를 무너트리는 악법”이라며 반발하고 있지만 야당은 막무가내로 법을 통과시켰다.

저성장 국면에서 탈출하려면 다시 혁신의 고삐를 바짝 죄야 한다. 저출산 고령화와 지방소멸, 제조업 기피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한 둘이 아니다. 디지털시대에 걸맞는 산업 전략을 새롭게 짜고 제도와 틀도 손봐야 한다. 정부는 기업이 맘껏 일할 수 있도록 규제혁신에 속도를 내고 국회도 기업이 뛸 수 없게 발목을 잡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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