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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반도체부터 때린 트럼프리스크, 민관 머리맞대 대비해야

미국 정부의 대중국 무역 제재 강화 방침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의 발언이 글로벌 주요 반도체 기술주를 크게 흔들었다. 특히 미 대선 레이스에서 대세론을 더욱 굳힌 트럼프의 입에 시장이 격렬하게 반응했다. 미국과 아시아 증시에서 주요 기업의 주가가 급락했고, 코스피도 직격탄을 맞았다.글로벌 기업의 공장과 투자를 유치하고 대규모 보조금을 지급하는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정책에 트럼프가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하면서 글로벌 증시 랠리를 이끌던 반도체 분야 불확실성도 급증하는 양상이다. 반도체산업에 국운을 건 우리로선 총력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트럼프는 지난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대만이 미국 반도체 사업의 전부를 가져갔다”며 “대만이 방어를 위해 우리에게 돈을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지금 우리는 대만이 우리나라에 새로운 반도체 공장을 짓도록 수십억달러를 주고 있으며 이제 그들은 그것도 가져갈 것”이라고 했다. 미국이 자국 반도체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자국 내 공장을 짓는 기업에 보조금과 세제혜택을 주는 ‘반도체법’(칩스법)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표한 것으로 해석된다. 대만 TSMC 뿐 아니라 우리나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미국에 대규모 공장을 짓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64억달러의 보조금이 확정됐고 SK하이닉스는 미정이다.

트럼프 인터뷰 보도와 같은날,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이 네덜란드 ASML과 일본 도쿄일렉트론 등 기업이 계속 중국에 첨단 반도체 기술 접근을 허용할 경우 가장 엄격한 무역 제한 조치 사용을 검토하고 있다는 방침을 동맹들에 밝혔다고 전했다. 동맹국들이 자체적으로 대중 제재를 강화하지 않을 경우, 미국이 직접 행동에 나서겠다고 경고한 것이다. TSMC가 18일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2분기 실적 발표로 일부 회복되긴 했지만 17일부터 이틀간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 AMD, ASML, 브로드컴 등의 주가는 전날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대만 증시에서 TSMC 주가와 일본증시에서 도쿄일렉트론주가도 이틀 연속 하락했다. 코스피 역시 이틀 연속 하락장으로 18일을 마감했다.

미 대선이 4개월도 남지 않았다. 우리로선 ‘트럼프 리스크’로 인한 반도체시장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해야 한다. 정부는 미 대통령이 누가 되든 한국 기업에 약속된 정책이 지속·보장되도록 외교력을 총동원해야 한다. 근본적으론 대외변수에 흔들리지 않도록 국내에 더 많은 공장과 투자를 유치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와 국회는 반도체산업 지원을 확대·강화하는 정책과 입법을 서둘러야 한다. 여기엔 여야와 민관이 따로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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