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왼쪽) SK회장이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같이 촬영한 사진. [최태원 회장 SNS 캡쳐]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글로벌 주요 IT 기업 대표이사(CEO)들과 잇달아 회동, 인공지능(AI)·반도체 사업 현황을 논의했다. SK가 미래 먹거리로 꼽고 있는 AI, 반도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최 회장은 2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 등 미국 빅테크 CEO들과 같이 촬영한 사진을 올렸다.

최 회장은 글로벌 AI·반도체 시장을 점검하기 위해 22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이번 방문에는 유영상 SK텔레콤 CEO와 김주선 SK하이닉스 사장을 비롯한 SK그룹의 AI·반도체 분야 주요 경영진이 함께했다.

최 회장은 인스타에서 “샌프란시스코와 시애틀에 와서 IT 인싸들과 매일 미팅하고 있다”며 “우리가 들고 온 얘기들을 엄청 반겨주고 환대해줘 시차의 피곤함도 느끼지 않고 힘이 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I라는 거대한 흐름의 심장 박동이 뛰는 이곳에 전례 없는 기회들이 눈에 보인다”며 “모두에게 역사적인 시기임에 틀림없다. 지금 뛰어들거나, 영원히 도태되거나”라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미국 샌프란시스코 오픈AI 본사에서 올트먼 CEO를 만나 양사 간 협력 방안을 비롯해 AI 기술과 산업의 미래에 대해 논의했다. 향후 AI 연관 산업의 폭발적 성장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기술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SK와의 ‘퍼스널 AI’ 서비스 협력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최 회장은 미국 시애틀 MS 본사를 찾아 사티아 나델라 CEO와 만났다. 최 회장은 SK그룹과 MS가 추진 중인 반도체, 데이터센터, 언어모델 등 AI와 관련한 협력을 강화하는데 뜻을 같이했다. 또 나델라 CEO에게 AI 생태계를 비롯한 SK의 AI, 반도체 경쟁력을 소개했다.

최 회장은 양사 CEO와의 회동에서 가입자 400여만명에 이르는 SK텔레콤 AI 서비스 ‘에이닷’을 비롯한 SK의 AI 서비스 역량을 소개하기도 했다. 양사 경영진은 미래 AI 산업의 여러 영역에서 SK와 정기적 미팅을 지속적으로 갖기로 약속했다.

최태원(오른쪽) SK회장이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와 같이 촬영한 사진. [최태원 회장 SNS 캡쳐]

SK 관계자는 “최 회장의 미국 빅 테크 경영진 회동은 AI, 반도체를 매개로 한 SK와 빅 테크 간의 협력의지를 확인하는 것뿐 아니라, SK가 이들 분야에서 미래 성장동력의 단초를 만들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 회장의 글로벌 리더십과 SK의 AI, 반도체 경쟁력을 바탕으로 파트너 기업들과의 협력이 더욱 공고해지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최근 글로벌 IT 기업의 주요 인사들과 잇달아 회동하고 있다. 6일에는 대만 TSMC의 웨이저자 이사회 의장(회장)을 만나 “인류에 도움 되는 AI 시대 초석을 함께 열어가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올해 4월에는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와 만났다.

올해 1월에는 새해 첫 현장 경영으로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R&D(연구개발) 센터를 방문, 고대역폭메모리(HBM) 사업 현황을 점검했다.

SK가 최근 리밸런싱(사업 구조 최적화)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그룹을 성장시킬 대표적인 신사업으로 AI, 반도체를 꼽고 있다. 글로벌 AI 시장 주도권을 둘러싸고 업체 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만큼 SK의 새 비전은 28일부터 이틀간 경기 이천 SKMS 연구소에서 열리는 경영전락회에서 나올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SK 최고경영진은 경영전략회의에서 미래 성장 사업의 투자 재원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한 구체적 전략과 방법을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SK그룹 관계자는 “성큼 다가온 AI 시대를 맞아 향후 2~3년 간 HBM 등 AI 생태계와 관련된 그룹 보유 사업 분야에만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논의 배경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