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인 가구 늘어나자…근거리 쇼핑, 소량 소비 SSM 부상
GS더프레시 수산물 판매대. [GS리테일 제공] |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대형마트와 편의점 사이에서 ‘애물단지’ 취급을 받던 기업형슈퍼마켓(SSM)이 부활하고 있다. 신선한 야채와 수산물을 비롯해 무인세탁함부터 금 자판기까지 없는 게 없는 동네 백화점으로 거듭나면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GS더프레시는 최근 ‘산지직송’ 서비스를 도입했다. GS리테일 통합 애플리케이션(앱)인 ‘우리동네GS’에서 GS더프레시가 협력하는 산지와 제조처의 상품을 택배로 바로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주로 신선 식품이 대상이다. 현재 약 120개의 상품을 운영 중이다.
GS더프레시가 산지직송 서비스를 도입한 건 매출 증가와 재고 관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산지배송을 신청할 때 집 근처 GS더프레시 점포를 설정하는데, 해당 매출은 그 점포의 매출로 반영된다. 점포를 거치지 않고 직접 배송하기 때문에 재고 우려도 없다. GS리테일 관계자는 “기존 운영하던 사전 예약 서비스를 확대해 고객에게 차별화와 가성비 높은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GS더프레시는 전국적으로 점포를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말 GS리프레시 점포는 438개다. 2019년 말(319점)보다 37.6% 늘었다. 올해 500점까지 늘리는 게 목표다.
GS더프레시는 차별화 MD(상품기획), 퀵커머스(근거리 배송), 신도시 출점을 중심으로 사업을 키우고 있다. 금융혁신 슈퍼마켓을 선보이고, 무인세탁함과 금 자판기 등 이색 서비스도 전개하고 있다. 또 온라인 채널을 퀵커머스와 연계해 1시간 장보기 배송을 강화했다. 이를 통해 지난해 1년 동안 신도시 상권에 출점한 매장은 11곳이었다.
지난해 말 기준 358곳의 점포를 운영 중인 롯데슈퍼도 올해 통합 소싱 상품 확대와 그로서리(식품) 전문 매장으로 탈바꿈하며 매출 상승을 꾀하고 있다. 롯데마트와의 통합 소싱을 토대로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강화한 신선 식품과 PB(자체 브랜드) 상품을 강화하고, 합리적인 가격 정책까지 내세웠다. 아울러 상권 분석을 통해 점포별로 잘 팔리는 상품을 위주로 식품 면적을 늘리는 등 쇼핑 환경을 개선할 계획이다.
홈플러스익스프레스가 선보인 샐러드 제품. [홈플러스 제공] |
홈플러스익스프레스는 작년 말 기준 약 320개의 점포를 운영 중이다. 홈플러스는 퀵커머스인 ‘1시간 즉시배송’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현재 240개 점포에서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주문 가능한 상품은 약 3000여 개에 달한다. 작년 11월 누적 ‘1시간 즉시배송’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52% 늘었다. 1~2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 점포 재단장도 진행 중이다. 쉽게 집어 갈 수 있는 ‘그랩앤고(Grab&Go)’ 상품을 늘리고, 닭강정과 샌드위치 등 델리 메뉴를 앞에 배치했다.
이마트에브리데이의 점포는 작년 말 기준 253개다. 올해 신규 출점으로 외형을 확대하는 동시에 수익성 개선에 초점을 맞췄다. 현재 신선식품과 가격 경쟁력으로 근거리 고객을 유치하고 있다. 매장 내 주류전문샵 ‘집술’, 냉동간편식 전용샵 ‘아이스딜’ 등도 장점이다. 그룹사와 통합 소싱에 이어 공동매입 등 협업도 진행할 계획이다.
최근 1~2인 가구 증가와 식품의 소량 구매가 많아지면서 동네 슈퍼를 찾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1인 가구는 750만2000가구로 전체(2177만4000가구)의 34.5%를 차지했다. 2인 가구도 28.8%에 달했다.
SSM이 온라인 근거리 배송 서비스를 확장하면서 관련 매출도 증가세다. 실제 홈플러스익스프레스의 전체 매출에서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15% 안팎에 달한다.
경기 전망도 긍정적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소매유통업체 500곳을 대상으로 1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를 조사한 결과, 슈퍼마켓은 전 분기 67에서 올해 1분기 77로 올랐다. 같은 기간 하락한 편의점(80→65), 대형마트(88→85), 온라인쇼핑(86→78)과 대비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1~2인 가구 증가와 분초사회로 소규모·근거리 쇼핑이 증가하면서 대형마트를 대체한 기업형슈퍼마켓이 새로운 장보기 채널로 떠오르고 있다”며 “앞으로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kimsta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