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수·홍대, 수원 맛집까지 한자리에
수영장·펫파크 있는 ‘스테이-필드’ 청사진
수원 인근 500만 인구 두고 롯데와 경쟁↑
'바이닐 스타필드 수원'의 LP카페 테이블에서 투명창을 통해 별마당도서관을 바라본 모습. 김희량 기자 |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이제 서울 갈 필요 없어요. 수원 행궁동 유명 카페까지 다 있어요.”
수원 장안구 정자동 스타필드 수원에서 만난 대학생 장지희(20) 씨는 들뜬 표정으로 첫 방문 소감을 말했다. 잘파세대(1990년대 중반 이후 출생자)인 그는 인근 롯데백화점 수원점의 면적까지 알아보고 올 만큼 관심이 많았다. 장 씨와 함께 온 20대 이시은 씨도 “스포츠몬스터나 별마당도서관을 보려면 항상 다른 도시로 가야 했는데 이제 동네에서 볼 수 있다니 너무 좋다”고 웃으며 말했다.
공식 개장(26일)을 이틀 앞둔 24일 스타필드 수원점. 20대들의 긍정적인 반응이 잇달았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점찍은 스타필드 수원의 핵심고객층이다. 현장 복도에는 유모차와 휠체어를 비롯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가족, 친구와 매장을 찾은 시민으로 가득했다. 앳된 얼굴로 삼삼오오 친구들과 놀러 온 10대들도 보였다.
지하 8층부터 지상 8층으로 구성된 스타필드 수원점은 연면적 약 10만평(33만1000㎡) 규모로 축구장(7140㎡) 46개의 압도적인 크기를 자랑한다. 전체 매장을 스쳐만 지나가도 2시간이 부족하다. 이영훈 스타필드 수원점장은 “교외 근린형 쇼핑몰인 하남점과 다르게 수원점은 도심형이라 더 깊고 높은 다층구조로 설계했다”며 “가족 중심 쇼핑몰에서 더 나아가 MZ세대를 겨냥한 전략이 가장 큰 차이”라고 설명했다.
수원점의 중심 공간은 4층에서 7층까지 연결된 문화공간 ‘별마당 도서관’이다. 초대형 아이스크림을 공중에 띄운 듯한 조형물 주변으로 22m 높이의 책장이 진열돼 있다. 코엑스몰(13m, 2800㎡)보다 층고가 높고, 면적(2016㎡)은 약간 작다. 5층에 있는 바이닐 LP카페에서 ‘도서관 뷰’를 감상해도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다. 책을 좋아하지 않아도 실내 풍경 하나만으로 압도되는 신기한 경험이었다.
스타필드 수원점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별마당도서관. 4층부터 7층까지 연결돼 있다. 김희량 기자 |
MZ를 겨냥한 만큼 400여 개 매장 중 30%에 달하는 매장이 스타필드에 신규 입점했다. 실제 돌아본 수원점은 성수동 인기 패션 브랜드 LDCD를 비롯해 서울 강남, 압구정, 종로 등의 유명 매장을 쏙쏙 골라 모았다. 현재 서울 압구정·경리단길에만 친환경 브랜드 러쉬의 스파 공간도 들어왔다. 방문객 말대로 서울까지 가는 불편을 감수하지 않아도, 스타필드 수원에서 원하는 브랜드를 모두 만날 수 있었다.
4층에는 오버더피치, 이이 플레이스, 시누, 우알롱 등 MZ세대를 위한 맞춤형 브랜드가 보였다. 2층에는 자라, H&M, COS 등이 입점한다. 매장 구성이 완성되면 수원 지역 최초로 글로벌 SPA브랜드가 모두 입점하게 된다. 유명 매장부터 다양한 가격대의 패션 브랜드까지, 매장의 구성도 ‘체험’에 방점을 찍은 것이 특징이었다. 발걸음을 자연스레 옮기다 보면 자신이 원하는 브랜드로 구성된 공간을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스타필드 수원점에 있는 휠라 매장. 벽의 가상테니스코트를 보고 소비자가 직접 라켓을 가상의 경기를 체험할 수 있다. 김희량 기자 |
걷다 보니 나도 모르게 스포츠·체험 중심의 실내 공간으로 몸이 끌렸다. 휠라 매장에는 가상테니스코트 위에서 라켓을 움직여볼 수 있는 체험 공간이 있었다. 착용감부터 제품의 특성을 IT 기술에 접목한 아이디어가 돋보였다.
더 도전적인 움직임을 원한다면 7층에 가면 된다. 스몹(옛 스포츠몬스터) 매장에서 양궁, 클라이밍 등 다양한 스포츠활동을 경험할 수 있다. 같은 층에는 수영장, 실내테니스코트가 포함된 호텔식 피트니스클럽 콘코드가 들어섰다. 손바닥 위의 게임에 관심이 많은 청소년들은 1층에 마련된 모바일게임 ‘브롤스타즈’ 팝업 체험존을 찾았다. 해당 공간에서는 앞으로도 다양한 모바일 게임과 놀이 문화를 전달할 계획이다.
3개의 대규모 F&B 공간(바이츠플레이스, 잇토피아, 고메스트리트)과 반려견 친화적인 공간도 특징이다. 1층에서부터 반려견 동반 레스토랑인 달마시안과 몰리스펫샵이, 8층 실외공간에는 반려견 크기별로 이용할 수 있는 펫파크와 외부 취식공간이 있다. 반려동물과 1층부터 8층으로 이어지는 공간을 산책길 삼아 걸으면 자연스럽게 지갑을 열지도 모른다.
스타필드 수원점 호텔식 피트니스클럽 콘코드 내부. 실내 테니스코트가 있다. 김희량 기자 |
광교신도시에서 스타필드 수원점을 찾은 권하린(28) 씨는 “서울 맛집을 가려면 최소 1시간이 걸려, 4개월 된 아기를 데리고 간다는 것 자체가 어려웠다”며 “이제 30분 거리에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는 점이 특히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고급스러운 식당가에는 유명한 매장이 많아 기대된다”며 “확실히 젊은 층을 겨냥한 노력이 보인다”고 덧붙였다.
실제 스타필드 수원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15일 사전점검에도 직접 나설 정도로 공들여 준비한 야심작 중 하나다. 정 부회장이 강조한 ‘고객의 시간을 사는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체류형 복합쇼핑몰을 지향한다. 정 부회장은 앞서 “스타필드는 고객의 일상을 점유하려는 신세계그룹만의 ‘라이프셰어’ 구상을 가장 잘 구현한 공간”이라며 “MZ세대가 그동안 한 번도 체험하지 못한 차별화한 경험과 서비스를 선사하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스타필드 수원이 개장하면서 인근 3㎞에 있는 롯데백화점, AK플라자와의 일명 ‘수원대전(戰)’도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쇼핑몰까지 동시 운영하는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10월부터 약 10년 만의 리뉴얼에 들어가 오는 4월 재개장을 앞두고 있다. 롯데백화점도 10·20세대를 집중적으로 겨냥한 ‘프리미엄 쇼핑 단지’라는 콘셉트를 내세웠다. MZ세대들의 놀이터를 내세운 스타필드 수원과 정면 대결이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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