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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연고도 없이 공천 수월한 지역만 기웃대는 총선 후보들

4월 총선을 앞두고 지역구 공천을 노리는 후보들의 움직임이 그야말로 가관이다. 해당 지역에 아무런 연고도 없이 공천이 수월하다고 판단되면 주저하지 않고 얼굴을 들이밀고 있다. 현역 지역구 의원이 공석이거나 불출마를 선언한 ‘무주공산’ 지역은 그 정도가 특히 심하다. 이러니 시장에서 싼 물건 찾아 기웃대고 흥정하는 쇼핑객을 빗댄 ‘지역구 쇼핑’이란 웃지 못할 신조어가 나오는 것이다.

경기도 성남 중원 출마를 선언한 이수진 민주당 의원이 대표적이다. 이 의원은 우상호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서울 서대문갑 지역에서 출마를 준비해 왔다. 그러다 이 지역을 ‘전략공천지역’으로 지정하자 당내 비명계 윤영찬 의원의 성남 중원으로 갑자기 방향을 틀었다. 윤 의원 자리를 노리던 친명 원외 인사인 현근택 변호사가 성희롱 문제로 사실상 낙마하자 서둘러 지역구를 갈아탄 것이다.

그 과정에서 인신공격과 상호비방도 난무하고 있다. 경기 광명을에 출마를 선언한 양이원영(비례) 의원의 경우가 그렇다. 양이원영 의원은 양기대 의원을 겨냥해 “당 대표 체포동의안에 왜 가결표를 던졌냐”며 “국민의힘에 있어도 이상하지 않은 정치인, 전형적인 토호 정치인”이라고 강도 높은 비방을 퍼부었다. 그러면서 자신은 이재명 대표와 정치적 생사를 함께 할 터이니 당원들이 양 의원을 심판해 달라고 호소했다. 아무리 공천을 다투는 경쟁 관계라지만 정치적 금도를 넘어선 독설이 아닐 수 없다.

이들 말고도 이재명 대표가 도지사를 지낸 경기도 내 곳곳에서는 ‘친명’을 앞세워 지역 연고도 없이 공천을 노리는 인사들이 줄을 잇고 있다. 다른 지역 역시 친명계가 ‘찐명 마케팅’으로 비명계 현역을 압박하는 곳이 많다고 한다. 민주당의 경선은 국민 50%, 권리당원 50% 비중으로 결정되는데, 권리당원 상당수가 이 대표를 지지하는 강성 지지층이다. 이러다보니 이 대표를 근거리에 두는 마케팅을 총선 열차 직행 티켓으로 동일시하는 현상이 뚜렷하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물가에 매서운 추위로 서민들의 겨울나기가 그 어느 때보다 힘겨운 상황이다. 실제 전문가격조사기관인 한국물가정보는 24일 설을 앞두고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차례상 비용을 조사해 보니 역대 최고 수준이라는 결과를 발표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민생 걱정 한 줄 없이 당내 유력자와의 인연을 내세워 공천만 바라보는 인사들이 차고 넘친다. 정작 주인 격인 해당 지역 유권자들은 안중에도 없다. 이런 인사들은 공천 심사 과정에서 우선 배제 대상이 돼야 한다. 민생 없는 ‘지역구 쇼핑’은 결국 유권자들이 걸러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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