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디에프가 국내 면세업계 최초로 글로벌 항공사 캐세이와 마케팅 업무 협약을 맺고 본격적인 글로벌 시장 공략 계획을 밝혔다. 폴 스미튼(왼쪽) 캐세이 아시아마일즈 CEO와 유신열 신세계디에프 대표이사가 협약식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 제공]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신세계면세점이 회원 1000만명을 보유한 홍콩 국적 항공사 캐세이퍼시픽과 손을 잡는다. 중국인 단체관광객 매출 회복세가 기대에 못 미치는 가운데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전략이 엿보인다. 이번 협약으로 캐시이퍼시픽 회원들은 항공사 마일리지로 신세계면세점에서 물품 구입 등 다양한 혜택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신세계면세점은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세계 10대 항공사 중 하나인 캐세이(Cathay)와 업무 협약식을 체결했다. 국내 면세업체가 글로벌 외항사와 마케팅 협약을 맺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유신열 신세계디에프 대표는 “여행 라이프스타일 관련 고객 접점을 확대하고, 고객 경험을 증진시키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면세점이 제휴에 나선 배경은 개인 관광객 중심으로 여행 트렌드가 변화했기 때문이다. 면세업계는 과거 매출의 80%를 중국에 의존했지만, 엔데믹 후 중국 소비 침체와 보따리상(일명 따이공), 단체 관광객(유커,游客) 감소 등으로 매출을 회복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에 신세계면세점은 아시아 취항지가 많은 캐세이퍼시픽 항공과 제휴를 통해 신규 고객을 유치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날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설문조사를 인용해 “내한 외국인 중 개별 여행객 비중은 2019년 77.1%에서 올해 3분기까지 85%로 상승했으나 단체여행은 같은 기간 15.1%에서 9.2%로 낮아졌다”고 설명하며 “여행 소비 행태 역시 쇼핑에서 체험 중심으로 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도널드 모리스(왼쪽 두번째부터) 캐세이 한국지사장, 나탈리 펑 캐세이 라이프스타일 마일리지 파트너십 총괄, 폴 스미튼 캐세이 아시아마일즈 CEO, 유신열 신세계디에프 대표이사, 양호진 신세계디에프 전무, 손건일 신세계디에프 상무. [신세계면세점 제공]

신세계면세점은 내년 2월부터 캐세이퍼시픽 회원 1000만명에게 마일즈 제휴 서비스와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캐세이 회원이 신세계면세점에서 면세품을 구매하면 ‘아시아 마일즈’ 적립과 쇼핑 혜택을 제공한다.

‘아시아 마일즈’는 캐세이의 서비스 항목에서 적립하고 사용하는 고유 화폐다. 항공권부터 전 세계 약 800개 파트너사의 9만개에 달하는 사용처에서 쓸 수 있다. 여기에 캐세이 회원은 신세계면세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 쇼핑 지원금 및 각종 쿠폰이 포함된 E-바우처 등 약 34만원의 특별 할인 혜택을 받는다.

신세계면세점은 홍콩 등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해외 면세점 확장에도 나선다. 유 대표는 “올해 7월 시작한 인천공항 4기 면세점 사업이 내년 안정화되면 비축된 힘으로 해외 진출을 검토할 것”이라며 “교두보가 될 지역은 홍콩 등 동남아 국가”라고 말했다.

한편 신세계면세점은 이번 제휴로 연간 1600만 달러 이상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자사 면세점을 이용하는 개별 관광객 수도 내년 올해 대비 30% 늘리겠다는 목표도 천명했다. 글로벌 고객에게 ‘신세계’ 브랜드를 홍보하는 동시에 캐세이와 제휴를 맺은 금융사를 통한 면세점 알리기에도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