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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국인이 다 쓸어갔다”…롯데마트서 불닭볶음면 제친 ‘K-파스타’, 비결은? [언박싱]
이영주 롯데마트 라면 MD 인터뷰
오뚜기와 6개월간 협업 끝에 탄생
대형마트와 제조사 힘 합쳐 경쟁력
20일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서울역점에서 외국인 고객들이 오뚜기 ‘옛날 매콤잡채’ 라면을 살펴보고 있다. 신주희 기자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롯데마트의 그룹 최대 쇼핑 축제 ‘레드페스티벌’에서 예상 밖의 대박상품이 탄생했다. 바로 MZ세대 MD가 오뚜기와 함께 개발한 ‘옛날 매콤잡채’다.

‘오뚜기 옛날 매콤잡채’는 출시 10일 만에 2만여 개가 팔리며 불닭볶음면을 제치고 단숨에 롯데마트 볶음라면 매출 1위에 올랐다. ‘잡채’에 매콤함을 더해 중화권 고객의 입맛을 사로잡았다는 평가다.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서울역점에서 만난 이영주 조미대용식품팀 라면 MD는 “매콤 잡채를 기획하기 전에 오뚜기 옛날 잡채 매출의 60%가 제타플렉스 서울역점에서 나온다는 점에 주목했다”고 말했다.

상품을 기획한 이 MD는 1993년생이다. 그가 기획한 ‘열려라참깨’, ‘한성 크래미 라면’, ‘팔도 사골들깨미역국’ 등 제조사와 기획한 이색 상품 모두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이 MD는 “잡채는 일반 국물 라면과 달리 파스타와 비슷해 외국인들에게 익숙한 음식”이라며 “대만 관광객들에게 오뚜기 ‘진짬뽕’이 인기가 있는 점을 착안, 진짬뽕 조미유의 ‘불향’이 더해진 잡채를 떠올리게 됐다”고 기획 배경을 설명했다.

이영주 롯데마트 조미대용식품팀 라면MD가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롯데마트 제공]

그는 일주일 중 하루의 전체 식단을 잡채로 채울 정도로 제품 개발에 매진했다. 이렇게 오뚜기와 6개월에 걸친 협업 끝에 ‘매콤 잡채’가 탄생했다.

시식 평가도 성공적이었다. 이 MD는 “대학 친구의 중국인 지인까지 데려와 ‘매콤 잡채’ 라면을 먹여봤다”며 “그냥 맵기만 한 맛이 아니라 다채로운 매운향이 난다는 평을 듣고 자신감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이 MD는 톡톡 튀는 참신한 상품 개발과 제조사와의 협력이 곧 대형마트의 경쟁력이라고 봤다. 그는 “제조사를 설득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다”며 “제타플렉스 서울역점의 ‘옛날 잡채’ 매출이 충분한 근거가 됐고 또 오뚜기 회장님까지 잡채가 정말 잘 나가는 걸 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2020년에 오뚜기와 협업한 ‘열려라 참깨라면’이 흥행을 거둔 사례도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실제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서울역점은 외국인 특화 매장으로 외국인 고객의 비중이 매우 높다. 이 MD는 “결국 새로운 제품이 나와야 고객의 발길을 잡을 수 있다”며 “PB(자체상품)도 중요하지만, 마트와 제조사의 힘을 더하면 매출을 더 끌어올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20일 제타플렉스 서울역점 라면매장에서 외국인들이 ‘오뚜기 옛날 매콤잡채'를 시식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제공]

그가 속한 라면 카테고리는 전 점포 기준 전년 대비 매출이 2.5배 신장했다. 외국인 관광객의 눈에 잘 띌 수 있게 진열대를 구성한 것도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9월 재단장한 제타플렉스 서울역점은 외국인과 내국인 고객 동선을 구분할 정도로 심혈을 기울였다. 마트 계산대 앞에는 외국인들이 손쉽게 인기 상품을 집을 수 있도록 대표 K-푸드도 진열했다. 상품군별로 관광객에게 가장 인기 있는 ‘머스트 해브(Must-haves) K-푸드’ 코너도 마련했다.

이날 찾은 제타플렉스 서울역점에서도 ‘옛날 매콤 잡채’를 둘러보는 외국인 고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시식 코너에서도 ‘매콤 잡채’를 맛보려는 고객들로 북적였다.

한편 재단장을 거친 제타플렉스 서울역점의 최근 2달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0%, 객수는 40% 증가했다.

joo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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