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직원 “회사 측, 비용 절감 차원 결정” 주장하며 문제 제기
아모레퍼시픽 측 “서비스 제고 위해 검토…확정된 것 없어”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서울어린이집 [아모레퍼시픽 제공] |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아모레퍼시픽이 20년간 직영으로 운영하던 사내 어린이집의 외주화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여성친화기업으로 알려진 아모레퍼시픽마저 사내 어린이집 운영 효율화에 나서면서까지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과 우려가 임직원 사이에서 나온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는 서울 용산구, 경기 용인시·오산시에서 운영 중인 사내 어린이집 세 곳을 외주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과정에서 회사 측의 외주화 검토 사실이 어린이집 원장과 교사들을 통해 알려지게 되면서 임직원들은 “소통 없이 회사가 주요 복지사항을 결정한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아모레퍼시픽 사내 게시판에 관련 게시글이 올라오며 외주화 반대 의견이 공론화되기 시작했다. 직고용된 보육교사들도 외주화로 인해 일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한 임직원은 사내 게시판에 “기업에서는 운영상 어려움으로 점점 어린이집을 외주화하는 추세지만 사내 직영 어린이집의 표본과 같은 아모레퍼시픽의 외주화가 주는 충격이 크다”며 “외주화가 진행될 경우 외주 기업의 운영 효율성 측면이 비중있게 고려될 수 밖에 없어 아이들에 대한 보육의 질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아모레퍼시픽 측은 임직원, 어린이집 보육 교사 등을 상대로 공청회를 마련하는 등 대처에 나섰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사내 어린이집의 교육과 서비스 질을 높이기 위해 외주화를 검토한 것”이라면서도 “향후 운영 방식에 대한 어린이집 구성원과 학부모의 의견을 청취하는 단계다. 어떤 것도 확정된 부분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회사 내에서 나온 이야기들은 사내 어린이집 운영 방식 관련한 의견 수렴 과정 중 소통 미숙으로 인한 오해이며 사실과는 다르다”고 덧붙였다. 30일 어린이집 위탁사 설명회가 예정돼 있었다는 이야기도 사실과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아모레퍼시픽은 2004년부터 국내에서는 일찍이 임직원의 자녀 양육과 교육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직장 내 보육시설인 ‘아모레퍼시픽 어린이집’을 직영으로 운영해 왔다. 현재 약 140여명이 사내 어린이집을 이용하고 있을 정도로 규모도 크다. 이같은 사내 직영 어린이집 모델은 엔씨소프트·한샘이 벤치마킹하며 사내 어린이집 운영 모범 사례로 꼽혀왔다.
jooh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