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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3분기 성장률 0.6%…경제 ‘상저하고’ 유효하도록

올해 3분기 우리나라 경제가 2분기보다 0.6%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 연속 0%대 성장률이다. 소비와 수출이 플러스로 전환한 것은 청신호지만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늘면서 순수출의 성장기여도가 제한적이라는 점은 풀어야 할 과제다.

정부가 동아줄처럼 잡고 있는 경제 ‘상저하고’를 증명하기 위해선 3분기 성장률이 1%를 넘어야 한다는 주문이 많았다. 한국은행은 3, 4분기 성장률이 연속으로 전분기 대비 0.7% 이상이면 올해 연간 성장률이 1.4%를 넘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런데 심리적 마지노선 격인 0.7% 벽을 넘지 못하는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연간 성장률 목표인 1.4% 달성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저출산·고령화, 혁신 부족 등 구조적 문제가 겹쳐 우리나라 잠재성장률(물가상승 유발 없이 도달할 수 있는 GDP 성장률)이 올해 처음 2%를 밑돌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가운데 실질 GDP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한참 밑돌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고금리·고물가 국면이 길어지면서 성장률이 지지부진한 것은 비단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다. 제조업 최강국인 독일은 3분기 0.4%의 역성장이 유력하다. 유로존 2분기 GDP는 전분기 대비 0.1%에 그쳤다. 유럽 경제 침체 가능성에 최근 유로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1유로의 가치가 1달러에 근접한 수준까지 떨어졌다. 미국이 다른 나라에 비해 양호한 경제성적표를 내고 있지만 누적된 긴축 정책 영향에 4분기부터는 경제가 침체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세계 경제엔진 역할을 하던 중국도 코로나19 이후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올해 GDP 성장률 예측치가 5%대까지 낮아졌다. 향후 중국은 일본과 같은 장기 저성장 국면에 빠질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3분기 성장률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4분기에 경제 반등의 승부수를 던져야 하는 한국으로선 악전고투가 이어질 상황이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10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에서 우리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8개월 만에 최악 수준으로 떨어진 것도 주요 수출시장의 침체로 업황 회복이 더딘 영향이 크다.

백척간두 같은 경제 상황이지만 상저하고의 관건은 여전히 수출이다. 다행히 10월 중순까지 수출이 전년 대비 4.6% 증가해 13개월 만에 수출이 플러스로 전환할 발판이 마련됐다. 이참에 수출기업에 대한 재정 지원을 최대한 늘려야 한다. 수출 관련 대출과 보험을 대폭 늘려 해외 시장에서 발생하는 리스크를 줄여줘야 한다. 장기적으로 제조업 중심의 수출에서 벗어나 관광, K-문화, 디지털상품 등 새로운 수출산업을 개발하는 데에 국가적 역량을 쏟아야 한다. 위기는 기회와 함께 오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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