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문 열었지만 코로나로 ‘개점휴업’
“연내 입찰공고, 목표”…중소중견업체 제한입찰 예상
중국이 6년 5개월 만에 한국행 단체여행을 전면 허용하면서 관광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한중 국제여객선 여객운송이 재개된 8월 12일 오전 인천 연수구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에 입국한 중국인 관광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이 3년 만에 면세사업을 위한 준비에 다시 착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국면에 최근 중국이 단체 관광을 허용하는 등 훈풍을 맞아 사업을 재개하려는 전략이다. 면세업계에서는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보는 상황에서 이번에 첫 면세사업자를 유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 전경. [인천항만공사 제공] |
24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인천항만공사는 최근 ‘국제여객터미널 면세점 운영사업자 사전 입찰설명회’를 열었다. 국제여객터미널 면세점 운영권에 대한 입찰공고를 내기 전 업계 관계자의 의견을 듣기 위한 자리였다. 설명회에는 중소중견 면세점 6곳의 관계자가 참석했다. 참석하지 않은 면세점 2곳도 입별도로 항만공사 측에 관심을 드러낸 것으로 확인됐다.
2020년 6월 문을 연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은 총 6705억원을 투입, 지상 5층 규모에 축구장 9개 면적보다 넓은 부지에 들어섰다. 하지만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며 개장 후 3년 넘게 개점휴업 상태다. 터미널 내 면세점도 운영을 못하고 있다. 개장 이후 진행된 면세점 운영권 입찰에서 탑솔라가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지만, 여객 운송이 전면 중단되는 상황 등 악재에 협상은 최종 결렬됐다.
그랬던 것이 올해 들어 정부가 코로나19 엔데믹을 선언하고, 중국이 해외 단체관광객을 허용하는 등 회복 국면에 공사가 다시금 면세점 사업을 재개하려는 것이다.
인천항만공사는 지난달 칭다오 카페리 항로를 시작으로 웨이하이·스다오·옌타이 항로 등을 재개했다. 2019년 당시 인천항만공사의 인천~중국 10개 항로 카페리 이용자 수는 총 103만명에 달했다. 이달 14일에는 2545명의 승객을 태운 중국발 크루즈가 4년 만에 인천항에 입항했다.
2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에서 중국 단체관광객이 쇼핑을 즐기고 있다. [연합] |
다만 면세업계에서는 예전 호황기처럼 면세 소비가 회복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중국 단체관광객이 들어오는 것은 긍정적인 상황이지만, 중국의 경기침체 등 부정적인 상황에 실질적인 매출 증대로 이어지진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면세업체 관계자는 “중국 경기가 좋지 않아서 중국 관광객도 예전만큼의 소비를 하지 않는다. 요새는 소비보다는 관광에 초점을 둔 중국 관광객들이 많고 1인당 소비 금액도 낮은 편이라 면세점 매출에 큰 도움은 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실제로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8월 국내 면세점에서 소비한 외국인은 59만438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4만5863명)보다 3.1배 늘었는데, 같은 기간 외국인 매출액은 1조4300억원에서 8990억원으로 38.5% 줄었다. 외국인 1명당 소비하는 금액이 크게 줄어든 셈이다.
인천항만공사 입찰설명회에 참석한 면세업계 관계자도 비슷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들은 어려운 상황을 반영해 임대료 등 운영 관련 비용을 낮춰달라는 의견을 냈다. 인천항만공사는 이런 요구들을 검토해 연내 입찰 공고를 낼 계획이다.
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면세업계에서 얘기한 내용들 중 반영 가능한 부분은 반영해 연내 입찰 공고를 내는 게 현재 목표다”라고 말했다. 입찰 대상은 중소·중견 면세업체들만을 대상으로 한 제한입찰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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