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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화점 떴다 하면 ‘대박’…실험실 다이아로 쓴 ‘父子성공 신화’ [언박싱]
3평짜리 금은방서 시작…랩그로운 다이아까지
강성혁 KDT다이아몬드 실장 인터뷰
“제조·세공·판매까지…채널 통일해 경쟁력 갖춰”
21일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ALOD(알로드) 팝업스토어 매장에서 강성혁 KDT다이아몬드 실장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신주희 기자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중학생 때부터 아버지 일을 물려 받아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저도 아버지 덕에 자연스럽게 다이아몬드에 관심을 갖게 됐고 미술을 배우게 됐죠.”

실험실 다이아몬드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가운데 일찍이 국내 최초로 실험실 다이아몬드를 생산하고 나선 기업이 있다. 혜성처럼 등장한 스타트업도 아닌, 36년 역사의 KDT다이아몬드 이야기다.

1987년 서울 잠실 지하상가의 3평(10㎡) 남짓한 금은방에서 실험실 다이아몬드로 백화점에 매장을 내기까지 부자(父子)의 성공 신화 뒤에는 가업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있었다.

21일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의 ALOD(알로드) 팝업스토어 매장에서 강성혁 KDT 실장을 만났다. 강성혁 실장은 올해 33세로 아버지 강승기 KDT 대표이사와 함께 2021년 국내 최초로 보석용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생산에 성공했다. 가업을 잇기 위해 그는 일찍이 서울예고와 영국 골드스미스런던대의 조소과에서 공부하고, 2018년 아버지와 함께 일하기 시작했다. 어머니 역시 KDT의 보석 디자이너로 일하며 가업을 키우고 있다.

‘천연 다이아몬드’만 고집하던 국내 보석 산업을 뒤로 하고 KDT가 일찍이 실험실 다이아몬드 개발에 나선 데에는 글로벌 시장에서 변화를 재빨리 감지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다이아몬드 시장에서 ‘게임 체인저’가 되고자 하는 강승기 대표의 의지가 컸다. 다음은 강성혁 실장과 일문일답.

3평짜리 금은방서 국내 랩그로운 다이아 생산까지, 비결은?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로 제작한 ALOD(알로드)의 ‘미뇽’ [KDT다이아몬드 제공]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를 언제 접하게 됐나.

▶처음 접한 건 2015년 정도였다. 도쿄, 홍콩, 라스베이거스 등에서 열리는 세계적인 주얼리 박람회에서 어느 순간부터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라는 섹션이 생겼다. 당시에 궁금해서 찾아봤었는데 ‘큐빅 시장’ 정도로 여겼었던 것 같다. 그런데 매년 갈수록 섹션이 커져서 글로벌 주얼리 시장에서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고 체감했다. 우리와 산학협력을 맺은 송오성 서울시립대 신소재공학과 교수와 함께 브레인스토밍하다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됐다.

-처음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를 선보였을 때 반응은 어땠나.

▶우리가 2021년 12월 처음으로 시제품을 선보였을 때 반응은 아주 냉랭했다. 지금이랑은 매우 달랐다. 하지만 우리나라 패션·주얼리 시장은 분명 서부권 시장에 영향을 받는다. 그러다 보니 미국이나 유럽에서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국내에서도 자연스럽게 관심이 커졌다. 특히 미국에서는 남성이 청혼할 때 월급의 3개월치를 모아 다이아몬드 반지를 선물하는데, 가격이 부담이 되다 보니 다양한 다이아몬드에 대한 수요가 큰 편이다.

-부친(강승기 대표)가 금은방을 운영하다가 이젠 다이아몬드 생산까지 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렇게 성장한 배경은.

▶남들은 유통망을 확대할 때 대표는 제조 기반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초창기에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외부 공방에서 다이아몬드를 생산했다. 그러다 보니 품질 관리나 AS(애프터서비스) 문제가 있었다. 대표는 항상 좋은 품질의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하는 걸 1순위로 삼았다. 그래서 다이아몬드 제조 기반 시설까지 설립하면서 사업을 B2B(기업 간 거래)로 확장했다. 덕분에 세계 최대 다이아몬드 기업인 드비어스(Debeers)와 한국 파트너사 자격으로 국내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다.

-ALOD라는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주얼리 브랜드를 론칭했다. 제조뿐 아니라 브랜딩에도 공들이게 된 계기는.

▶대표가 사실 브랜딩이나 마케팅 쪽에는 아무래도 관심이 적었다. 반면 나는 좋은 다이아몬드를 싸게 파는 것도 좋지만 소비자들에게 좋은 메시지를 가지고 합리적인 가격에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그래서 ALOD라는 브랜드를 론칭했다. ALOD는 ‘All light in One Dot(모든 빛은 하나의 점으로)’ 라는 의미다. 우리 인생의 가장 특별한 지점에 작고 반짝이는 아름다운 점, 즉 다이아몬드를 의미한다. 좋은 의미를 담아 브랜딩을 하고 자체 디자인 상품을 선보이다 보니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팝업에 이어 신세계 본점 팝업, 백화점 입점까지도 할 수 있게 됐다.

소비자 10명 중 4명 “랩그로운 다이아 사겠다”
KDT다이아몬드 관계자가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 열린 ALOD(알로드) 팝업스토어 매장에서 고객과 상담하고 있다. 신주희 기자

제조·생산에서부터 세공·유통·판매까지 전 과정을 직접 하다보니 경쟁력은 자연히 뒤따라왔다. 랩그로운 다이아몬드의 관심이 커지자 수입에 의존하는 경쟁사들은 치킨 게임을 시작했다는 것이 강성혁 실장의 설명이다. 그러나 KDT는 생산 기반의 투자를 확대하며 당분간 본질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KDT는 11월 인도에서 연면적 2000㎡ 규모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제조·연마 공장을 착공한다. 내년 3월 초 이 공장이 완공하면 가동 첫해에 3만6000캐럿, 향후 연간 10만 캐럿의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를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수출도 도모하고 있다.

강성혁 실장은 “내년 하반기까지 국내 주요 백화점 10곳에 매장을 낸 내후년부터는 기회가 되면 동남아 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객의 반응도 뜨거웠다. 21~22일 양일간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 연 ALOD 팝업 매장의 매출은 올해 초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ALOD를 첫 론칭한 것과 비교해 2배 이상 뛰었다. 소비자의 인식도 서서히 바뀌고 있는 분위기다. KDT는 모바일 사용자 설문 플랫폼 크라토스에 의뢰해 소비자 2000명을 대상으로 6일부터 13일까지 8일간 설문조사한 결과, 국내 소비자 10명 중 4명이 “향후 다이아몬드 제품을 구매하게 될 경우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를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joo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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