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판매량 상위 5개 제품, 모두 한국 라면
말레이시아 고객들이 현지 이마트24의 ‘라면 스테이션’을 이용하고 있다. [이마트24 제공] |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한강 둔치에서나 볼 수 있던 라면 조리기가 말레이시아에 등장했다. 이마트24가 현지 점포에 셀프라면 조리기를 도입한 것이다. 현지 고객의 관심을 끌면서 K-라면에 대한 소비도 덩달아 늘고 있다.
말레이시아 이마트24의 ‘라면 스테이션’ [이마트24 제공] |
15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24는 올해 2월 말레이시아 썬웨이점에 ‘라면 스테이션(RAMYUN STATION)’을 처음으로 도입했다. 현재 이곳을 포함, 현지 20개 매장에서 라면 스테이션을 운영 중이다.
라면 스테이션은 셀프라면 조리기와 함께 한국 라면을 진열한 공간이다. 고객이 라면을 골라 반숙란, 햄, 조미김 등을 취향에 맞게 바로 만들 수 있도록 했다. 라면 스테이션은 서울의 한강 둔치에서 유행하는 편의점 셀프라면 조리기에서 영감을 받아 꾸며졌다. 이 같은 식문화가 말레이시아에서도 호응을 얻을 것으로 이마트24는 판단했다.
실제로 말레이시아 고객이 이마트24의 해당 전략에 호응하며 K-라면에 대한 소비가 늘고 있다. 현지 한 점포의 경우 라면 스테이션 도입 후 한 달 만에 봉지라면의 매출이 40% 늘었다. 말레이시아 이마트24의 라면 판매량 상위 5개 제품은 모두 한국 라면이 차지하고 있다.
이마트24는 앞으로 말레이시아 사업에서 라면 스테이션을 주요 경쟁력으로 삼을 계획이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이마트24 말레이시아와 함께 현지 고객에게 어필할 수 있는 K-푸드를 고민하다가 라면에 대한 수요가 큰 것을 확인하고 라면 스테이션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됐다”고 했다. 이어 “대한민국 편의점인 만큼 K-푸드를 현지에서 보다 효과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방안을 지속 고민하고 실현해 나갈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이마트24는 2021년 말레이시아를 첫 거점으로 삼고 해외 사업에 진출했다. 현재 40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이마트24는 말레이시아에서 고급스러운 매장 콘셉트와 K-음식을 앞세운 현지화 전략을 취했다. 특히 즉석 먹거리 상품 전략을 수립할 때 국내 길거리 음식을 중점으로 상품을 개발했다.
그 결과 이마트24 말레이시아에서 컵밥, 떡볶이, 닭강정, 빙수, 삼각김밥 등 국내 즉석 먹거리 상품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0%에 달한다. 국내 점포의 즉석 먹거리 상품의 비중이 10~20%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높은 수준이다.
싱가포르 이마트24 점포에 고객들이 계산대 앞에 줄 서있다. [이마트24 제공] |
이마트24는 말레이시아에 이어 지난해 12월 싱가포르에 진출했다. 현재 점포 3개를 운영 중이다. 싱가포르에 국내 편의점업체가 진출한 것은 이마트24가 처음이다.
싱가포르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세계 5위이자,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국가 중 1위다. 높은 소비 여력에 비해 편의점은 인구 8500명당 1개뿐이다. 편의점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높은 셈이다.
싱가포르에서도 이마트24 간편 먹거리 매출 비중이 전체의 57%에 달한다. 외식으로 식사를 해결하는 싱가포르를 식문화에 더해 편의점에서 K-음식을 비교적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점이 젊은층의 호응을 이끌었다고 이마트24는 분석했다.
이마트24는 내년 상반기에는 캄보디아에 진출할 계획이다. 2019년까지 캄보디아 GDP는 매년 7%대 성장률을 기록했다. 수도인 프놈펜은 인구가 230만명에 달하며, 관광객도 많이 찾는 도시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이마트24로 리브랜딩한 지 4년 만에 말레이시아에 진출한 데 이어 싱가포르에도 진출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성장 잠재력이 높은 캄보디아에서 성공적으로 이마트24를 안착시키는 한편 다양한 국가로 진출도 지속 검토하고 실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kimsta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