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 파동’ 이후에도 수요 꾸준히 증가
올해 절임 배추 소비자 판매 가격이 20㎏ 기준 5만원 안팎으로 지난해보다 5000원가량 올랐다. 배춧값은 1년 전(7257원)에 비해 5.9% 내렸지만, 소금값, 인건비, 택배비 등이 올랐기 때문이다. 이달 11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절임 배추 포장 박스가 진열돼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올해는 배추보다 소금이 문제다.”
김장철이 다가오자 대형마트에서 김장 물가 방어에 나섰다. 특히 김장 주재료 중 하나인 소금의 경우 올 여름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로 ‘사재기 파동’이 벌어진 만큼 대형마트도 선제적으로 물량 확보에 나섰다.
13일 마트업계에 따르면 굵은 소금의 소비자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17~20%가량 상승했다. 롯데마트의 경우 지난달 소금 가격 상승률은 17.3%로, 여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소금 가격이 오른 이유는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이슈로 인해 수요가 급등한 것과 함께 태풍과 폭우 등 이상 기후로 인해 전년 대비 생산량이 감소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롯데마트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PB(자체 브랜드)의 천일염 상품 물량을 확보하며 가격 잡기에 나섰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PB(자체 브랜드) 상품인 ‘오늘좋은 천일염’의 물량을 사전에 충분히 확보해둔 상황으로, 수급 불안정 이슈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공급망 관리와 소비 트렌드 추이를 살피며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대형마트 역시 하루 전체 판매량 대비 3배가량 물량을 확보하며 천일염 재고를 비축했다. 6월 ‘소금 파동’ 이후 공급량을 확보하는 등 수급 안정에 선제적으로 나선 것이다.
소금 사재기 이후로 소금 수요가 줄지 않고 있는 점도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이달 1~12일 소금 품목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다.
수요가 극대화 시점보다는 매출이 줄었지만 여전히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홈플러스는 본격적인 김장철인 다음달까지 수요가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장의 주재료인 배추는 고랭지 배추의 생육이 부진하면서 가격이 소폭 상승했지만, 업계는 가을 배추가 출하되기 시작하는 이달 말까지 공급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9월 정식 출하 시기 무더위로 인해 평년 대비 생육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면서도 “그러나 본격적인 김장철은 11월 중순이기에 한 달간 큰 기상 문제 없이 겨울 배추 생육이 잘 된다면 배춧값은 더 크게 상승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고 설명했다.
대형마트는 김장 물가 방어를 위해 일찌감치 절임 배추 판매에 나섰다. 롯데마트·슈퍼는 이달 5일 일찌감치 해남·영월산 절임 배추 예약판매를 시작했다. 영월 절임 배추 20㎏ 가격은 4만9900원으로 지난해 행사 때에 비해 4000원가량 올랐다. 하지만 겨울 배추인 해남 절임 배추 20㎏ 가격은 행사 카드 결제 시 4000원 할인 혜택이 적용된 2만9900원으로, 국내 최저가다.
홈플러스는 다음달 22일까지 세 차례에 걸쳐 김장용 절임 배추를 예약 판매한다. 홈플러스는 절임 배추의 안정적인 수급을 위해 해남 지역 지정 농가에서 사전 기획 물량 10%를 확보하는 등 전체 취급 물량을 지난해보다 20% 늘렸다. 이마트는 다음주부터 바이어가 직접 남부권 산지를 돌며 김장철 출하 물량 전망 등 작황을 확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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