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명동 백화점도 매출 회복세…“코로나 이전 80% 상회”
6월 서울 영등포구 더현대 서울 스트리트웨어 편집숍 ‘피어(PEER)’에서 외국 고객들이 쇼핑을 즐기고 있다. [현대백화점 제공] |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보복소비 효과로 지난해 호황을 누렸던 백화점 업계의 실적이 주춤한 가운데 주요 백화점 점포의 외국인 매출이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백화점 중 패션, 뷰티 등 ‘K-브랜드’를 적극적으로 유치한 더현대 서울과 롯데백화점 잠실점의 매출 상승이 눈에 띄었다.
올해 1~9월 더현대 서울의 외국인 매출의 비중은 전체 매출 가운데 8.61%를 차지했다. 매출 신장률은 전년과 비교해 약 871% 증가했다. 더현대 서울에서 외국인 매출을 견인한 품목은 K-패션·뷰티와 명품 주얼리 브랜드였다.
이에 대해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외국인은 마뗑킴, 설화수 등 K-패션·뷰티 브랜드에 관심이 높은 편”이러며 “이 밖에 불가리, 부쉐론 등 하이엔드 주얼리 브랜드를 포함한 명품 브랜드 매출 비중이 높다”고 말했다.
하이엔드 주얼리는 올해 상반기까지 소비침체로 인해 백화점·면세점에서 판매가 부진한 품목 중 하나로 꼽혔다. 그러나 8월 중국 관광객이 한국을 방문할 수 있도록 ‘빗장’이 열리면서 중국을 포함한 외국 관광객이 보복소비 효과의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고 현대백화점은 설명했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외국인 관광객 매출이 더 증가했다. 성동구 성수동, 강남구 압구정동 등 서울 지역의 신흥 핫플레이스가 관광지로 외국인에게 인기를 끈 데다가 아더에러, 마르디 메크르디, 노티드월드, 런던베이글뮤지엄 등 신흥 K-패션·F&B 브랜드를 유치한 전략이 주효했다. 이 덕분에 1~9월 외국인 관광객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5% 증가했으며, 2019년과 비교해서도 65% 신장했다.
특히 6월 국내 유통업계 최초이자 최대 규모로 잠실점에 매장을 낸 마르디 메크르디는 개점 이후 롯데월드몰 내 외국인 매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관광 1번지’로 꼽히는 서울 중구 명동거리 인근 백화점도 외국인 관광객 매출 회복세가 가팔랐다. 롯데백화점의 1~9월 외국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0% 신장했다.
특히 명동 인근에 있는 롯데백화점의 본점의 경우 같은 기간 관광객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70% 신장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서는 2분기부터 80% 이상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8월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진행된 ‘K-뷰티 클래스’에 외국 관광객들이 참여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제공] |
이에 롯데백화점 본점은 국내 백화점 최대 규모의 뷰티관을 보유한 만큼 K-뷰티를 내세워 외국 관광객 모시기에 나섰다. ‘설화수’, ‘헤라’를 비롯해 ‘탬버린즈’ 등 뷰티 브랜드가 외국인에게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은 8월부터 외국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K-뷰티 투어’ 서비스를 운영해 차별화한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다. 뷰티 클래스, 1대 1 메이크업, 감사품 등 K-뷰티를 다양한 방식으로 경험해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 외에도 올해 새롭게 오픈한 마뗑킴, ‘앤더슨벨’ 등의 K패션 브랜드들도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브랜드로 꼽힌다.
역시 명동 인근인 신세계백화점 본점도 외국인 매출 비중이 전년 동기 대비 4.2%포인트 신장할 정도로 외국 관광객의 중요도가 커졌다. 매출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약 6배 뛰었다. 신세계면세점과 같은 건물에 입점해 면세점 쇼핑과 백화점 쇼핑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다는 것이 신세계백화점의 설명이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는 해외 명품 브랜드를 비롯해 코오롱스포츠·비이커 같은 국내 패션 대기업의 브랜드와 아크테릭스, 파타고니아 등 아웃도어 브랜드가 인기를 끌었다.
업계 관계자는 “쇼핑 시즌인 연말에는 외국인 관광객 매출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국내에서 인기 있는 패션, 뷰티 브랜드가 외국인들에게 인기 있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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