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제조업 취업자 수가 또 줄었다. 통계청이 13일 발표한 ‘8월 고용 동향’에 따르면, 제조업 취업자수는 전년 동월 대비 6만9000명이 줄어 8개월째 감소세다. 지난 4월 9만7000명에 달했던 감소폭이 5월엔 3만9000명, 6월 1만명으로 꾸준한 하향세를 보였지만 7월 3만5000명 감소에 이어 큰 폭으로 늘어 우려가 크다. 청년(15∼29세) 취업자도 10만3000명 줄어 10개월째 감소세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기업 경영 환경이 나빠지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미래 세대 일자리 감소로 이어지지 않도록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취업자 수는 전체로는 26만명이 늘었다. 올해 들어 30만∼40만명 안팎을 유지했던 증가폭이 7월 들어 21만1000명으로 큰 폭으로 줄었다가 다소 늘어난 점은 다행이다. 실업자도 4만1000명 감소한 57만3000명으로 역대 최소치를 기록했다. 일단 겉으로는 고용 상태가 나쁘지 않지만 문제는 고용의 질이다. 취업자 수가 주로 노인층에서 늘고 청년층과 우리 경제의 허리인 40대에서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60세 이상 취업자 수는 무려 30만4000명이나 늘어 50대(7만3000명), 30대(6만4000명) 증가폭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15~29세에선 10만 3000명, 40대에서 6만9000명 각각 줄어 청년층은 10개월째, 40대는 14개월째 감소세다. 취업자 수가 늘어난 분야는 보건복지업과 숙박·음식점업으로, 주로 저임금이거나 노인일자리에 치중돼 있다. 36시간 미만 취업자가 131만명 증가해 10%이상 늘어난 점도 고용 상황이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방증이다 .전체 취업자 수는 늘었지만 일자리의 질은 계속 악화되고 있는 셈이다.
좋은 일자리 감소는 수출 감소와 내수 위축 등 경제 활력이 떨어지는 구조적인 문제로 봐야 한다. 실제로 기업들은 올 상반기 이익 규모가 지난해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러다 보니 실적 부진으로 올 하반기 500대 기업조차 10곳 중 6곳이 채용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규모도 줄이는 상황이다. 청년들이 가고 싶은 좋은 일자리가 줄면서 청년고용률은 더 나빠질 수 있다.
지속 가능한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들려면 기업과 정부가 함께 뛰어야 한다. 기술과 글로벌 시장의 급속한 환경 변화에 맞춰 우선 기업이 변해야 기회가 생긴다. 기존의 틀로 더는 성장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에서 머뭇거리다간 도태하기 십상이다. 정부도 기업이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데에 걸림돌이 있다면 치우는 데 주저할 필요가 없다. 특히 기득권에 막혀 새로운 일자리를 막는 일이 없도록 규제를 풀고 미래 성장 산업 발굴로 활로를 열어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