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트콤 ‘프렌즈’의 한 장면 [CJ온스타일 제공] |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미국 시트콤 ‘프렌즈(Friends)’에서부터 토종 캐릭터 ‘마시마로’까지….
유통가가 2000년으로 회귀했다. 2000년 전후의 ‘세기말’ 문화를 기억하는 40~50대와 복고 문화에 관심을 갖는 20~30대 소비자를 겨냥해 20년 전 콘텐츠와 협업을 잇달아 전개하고 있다.
CJ온스타일 ‘프렌즈 컬렉션’ 방송 장면 [CJ온스타일 제공] |
2일 업계에 따르면 홈쇼핑, 패션, 편의점 등 유통업체들은 최근 ‘Y2K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Y2K’란 연을 뜻하는 ‘Year’, 숫자 ‘2’, 1000을 뜻하는 ‘Kilo’의 앞 글자를 딴 용어다. 원래 2000년을 앞둔 시점에 컴퓨터가 2000년 이후의 연도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할 것이라는 버그를 뜻했는데, 요새는 1990년대 말~2000년대 초반의 문화를 가리킨다.
CJ온스타일은 지난달 29일 패션 브랜드 ‘셀렙샵 에디션’의 미국 시트콤 ‘프렌즈’ 컬렉션 앵콜 방송을 진행했다. 같은 달 21일 첫 방송에서 컬렉션이 1초에 4세트씩 팔리는 등 호응이 좋자 재차 방송을 한 것이다. 앵콜 방송에서도 전체 상품이 방송 20분 만에 매진됐다. 대표 상품인 스트라이프 카디건을 비롯해 컬렉션 3개 상품의 매출액은 3억원에 육박했다. 자체 목표의 40%를 초과 달성한 실적이다.
프렌즈는 1994년부터 2004년까지 미국 NBC에서 10시즌에 걸쳐 방영된 시트콤이다. 뉴욕 맨해튼을 배경으로 여섯 친구들의 삶과 우정을 다룬 작품이다. 주인공 헤어스타일, 패션 등이 화제가 되며 1990년대 미국 문화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CJ온스타일 관계자는 “뜨거운 고객 반응에 힘입어 추가 물량 주문에 들어갔다. (이달)11일 오전에 또 판매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맥도날드가 IFC몰에 설치한 ‘맥도날드 파밭 스토어’에 ‘진도 대파쿵야’ 캐릭터가 있다. [MNB 제공] |
올 1월에는 2023년 ‘토끼해’를 기념해 마시마로와 줄지어 협업하기도 했다. 이랜드의 SPA 브랜드 스파오가 마시마로와 협업해 긴팔 파자마를 내놨고, 오비맥주는 마시마로 캐릭터를 활용해 2000년대 초 플래시 애니메이션을 연상시키는 티저 영상을 선보였다. 엔제리너스는 한정판 딸기음료와 인형, 컵 등 마시마로 굿즈를 선보였다. 마시마로는 2000년 김재인 작가가 제작한 캐릭터로 국내외에서 처음 성공을 거둔 토종 캐릭터다.
맥도날드도 2001년 출시한 게임 ‘캐치마인드’ 캐릭터로 인기를 끌었던 쿵야와 협업했다. 올해 7월 ‘한국의 맛’ 프로젝트 세번째 메뉴인 ‘진도 대파 크림 크로켓 버거’ 출시를 기념,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IFC몰에 설치한 ‘맥도날드 파밭 스토어’에서 신규 캐릭터 ‘진도 대파쿵야’를 공개했다. 넷마블의 콘텐츠 마케팅 자회사 엠엔비(MNB)가 지난해 ‘쿵야 레스토랑즈’를 선보이며 쿵야 게임을 재출시했다.
GS25도 2005년 출시됐던 모바일게임 ‘미니게임천국’이 13년 만에 재출시되자, 지난달 게임에서 사용할 수 있는 스크래치 쿠폰을 포함된 미니게임천국 협업 상품을 선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가가 최근 Y2K 패션과 캐릭터를 소환해 40~50대에게는 당시의 향수를, 20~30대에게는 낯설지만 새로움을 선사하고 있다”며 “소비자도 이에 호응하고 있는 만큼 업체들이 앞으로도 다양한 ‘Y2K 마케팅’을 펼칠 것”이라고 했다.
kimsta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