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필라테스·요가복에서 출발한 레깅스 시장이 테니스·수영·골프까지 다양한 스포츠 분야의 패션을 넘보고 있다. 여성뿐 아니라 남성 소비자까지 사로잡으며 국내 레깅스 시장이 1조원 고지를 눈 앞에 두고 있다.
국내 레깅스 브랜드 1·2위의 자리 다툼도 하반기에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2020년 ‘레깅스 1위’ 타이틀을 내줬던 안다르가 2분기에 다시 젝시믹스 매출을 추월하면서다.
9일 글로벌 시장 조사 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올해 국내 여성 레깅스 시장 규모는 2021년 대비 16.3% 성장한 9974억원으로 추산됐다. 남성 레깅스 시장까지 더하면 무난히 1조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025년에는 국내 여성 시장 규모가 1조1571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에슬레저 패션 중 레깅스가 사실상 전성기를 맞았다.
국내 레깅스 시장에서 1·2위를 다투는 안다르와 젝시믹스는 상반기 역대급 실적을 쓰며 가파른 성장세를 자랑했다. 안다르는 2분기 매출이 역대 최대인 616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애슬레저 시장에서 분기별 매출 600억원을 돌파한 것은 안다르가 처음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23% 성장한 70억원으로 집계됐다.
젝시믹스를 전개하는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의 2분기 연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3% 상승한 594억원으로 안다르에게 1위를 뺏겼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7억원으로 전년대비 30.6% 늘었다.
[안다르 제공] |
두 회사 모두 테니스, 수영, 골프 등 카테고리 확대와 남성 신규 고객 유치 전략이 주효했다. 안다르는 2분기부터 남성 애슬레저 시장을 공략해 비즈니스, 골프, 프리미엄 짐웨어 등 기능성을 강화한 남성용 제품을 선보였다. 이에 힘입어 안다르 맨즈 카테고리는 전년 대비 2배가량 성장한 184억원의 매출고를 올렸다. 이 밖에도 테니스·워터컬렉션과 아동용 레깅스 시장까지 상품군을 확대하며 저변을 넓혔다.
젝시믹스도 골프웨어와 스윔웨어는 전년 대비 각각 169%, 56% 신장하며 매출을 견인했다. 아울러 2분기 신규 가입자 중 남성 가입자 수는 21%를 차지했다. 40~50대가 신규 가입자의 47%를 차지한 점도 주목할만하다. 2030세대 여성을 타깃으로 삼았던 레깅스가 중년부터 남성까지 남녀노소가 찾는 애슬레저 패션으로 자리매김했다는 설명이다.
하반기 승부는 해외 시장에서 판가름날 전망이다. 안다르·젝시믹스 모두 동아시아를 필두로 해외 시장 영토 확장에 나섰다. 아시아인 체형에 맞는 레깅스를 앞세워 대만·중국·일본 시장의 레깅스 시장에서 승기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룰루레몬, 나이키 등 글로벌 애슬레저 브랜드가 득세하는 북미 시장과 달리 아시아의 레깅스 시장은 이제 성장 단계다.
젝시믹스는 올 하반기부터 일본에 이은 해외 매출 2위 국가인 대만에 공격적 마케팅을 시작하며 현지 매출 연 1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해외법인을 비롯. 대만, 몽골, 인도네시아, 호주, 캐나다 등 총 55개국에 진출해 있다. 일본법인에 이어 중국법인을 설립했으며 올해 4월에는 상하이에 매장을 오픈했다.
안다르는 동남아 시장 진출을 위한 전초기지로 싱가포르를 낙점, 지난달 중심 상권인 마리나베이에 글로벌 1호 매장을 오픈했다.
젝시믹스 관계자는 “해외시장 확장을 위한 인프라 구축을 완료해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글로벌 브랜드로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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