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 일대에 초고층 주상복합단지가 들어선 모습. 신주희 기자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뉴트로(복고를 새롭게 즐기는 경향) 열풍으로 성수동·을지로에 이어 최근 이곳이 MZ세대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바로 서울의 옛 관문, 청량리다. 이곳은 ‘힙하다’라는 단어가 합쳐져 ‘힙지로’처럼 요새 ‘힙량리’로 불리고까지 있다.

과거 기차역, 재래시장 등 옛스러운 분위기를 간직했던 청량리 일대가 확 바뀌었다. 대규모 주상복합단지가 청량리 일대 곳곳에 들어섰으며 ‘스타벅스 경동 1960’를 비롯해 2030세대를 타깃으로 한 트렌디한 카페·레스토랑이 문을 열면서다.

26일 오후 찾은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이 방문객들로 붐비고 있다. 신주희 기자

26일 오후 찾은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 왕산로를 기준으로 남쪽에 들어선 초고층 주상복합단지와 맞은편 청량리청과물시장이 대조를 이뤘다. 쏟아지는 장맛비에도 전통시장은 손님들로 북적였다. 친구와 함께 시장을 찾았다는 한 20대 남성은 “요새 이런 ‘노포 감성’이 인기다”고 말했다.

경동극장을 리모델링한 복합문화공간 ‘경동 1960’은 평일임에도 젊은층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이곳에는 레트로 콘셉트의 체험공간인 LG전자의 ‘금성전파사 새로고침센터’와 옛 극장 관객석이 대형 카페로 탈바꿈된 ‘스타벅스 경동1960점’이 들어섰다.

26일 오후 경동극장을 리모델링한 복합문화공간 ‘경동 1960’이 방문객으로 붐비고 있다. 신주희 기자

특히 서울시립대, 경희대, 한국외대 등 인근 대학이 대면수업으로 전환하면서 젊은 인구가 청량리까지 유입되며 이곳은 활기를 되찾았다.

인근 주민 염모(25) 씨는 “주말에는 스타벅스 경동 1960점에서 친구들과 수다를 떨다가 청량리역 커넥트플레이스 맛집에서 식사를 하고 인근 대학가로 놀러가는 게 코스”라고 설명했다.

전통시장뿐 아니라 청량리역사 내 주요 상업시설도 새 단장을 했다. 청량리 일대 주거단지의 입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소비 수요를 흡수하기 위한 전략이다.

한화커넥트는 지난해 12월 역사 내 복합문화공간 커넥트플레이스 청량리역점 3층을 전면 리뉴얼했다. 지역주민, 인근 대학생 등 지역민을 위한 시설과 가족 단위 고객을 공략하기 위함이다.

실제 인근에는 1월에는 ‘청량리역 해링턴플레이스’ 입주를 시작으로 이달 3일부터는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그라시엘’이 입주에 들어가는 등 주상복합단지의 입주가 줄을 잇고 있다. 이어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 ‘힐스테이트 청량리 더퍼스트’ 등도 ‘집들이’를 앞뒀다. 총 약 2000세대나 된다.

커넥트플레이스 청량리역점이 지난해 12월 리뉴얼을 마친 모습 [한화커넥트 제공]

청량리역 대합실과 연결된 3층에는 도심 속 피크닉을 콘셉트로 구성한 ‘커넥트파크’가 마련됐다. 칙칙하고 오래된 청량리역 식당가는 백화점 푸드코트 수준으로 탈바꿈했다.

리뉴얼 이후 커넥트플레이스 3층에 입점한 식음료 매장의 매출은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30% 가까이 성장했다. 올 1분기(1~3월) 커넥트플레이스의 3층 매출은 코로나19 이전 대비 32.4% 신장했으면 전년 동기 대비 61.7% 급증했다.

패밀리 레스토랑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도 신규 매장으로 ‘청량리역사점’을 낙점했다. 현재 계획 중인 GTX 환승역 개발까지 고려하면 유동인구가 풍부할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한화커넥트 관계자는 “오래된 동네였던 청량리에 젊은 유동인구가 유입되면서 모임 또는 외식하러 가기 좋은 식음료 매장을 찾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