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신세계백화점 제공]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신세계가 ‘갤러리 소셜(Gallery Social)’이라는 상표권을 출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에서는 올해 초 서울옥션 인수를 포기한 신세계가 미술경매사업에 다시 진출하기 위한 재정비를 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신세계 측은 “경매와 관련된 내용은 아니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세계가 출원한 ‘갤러리 소셜’ 상표권 이미지 [특허청 제공]

24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신세계는 최근 특허청에 ‘갤러리 소셜(Gallery Social)’이라는 이름의 상표를 연달아 출원했다.

출원 내용을 보면 갤러리 소셜은 ▷미술품·골동품의 평가업 ▷보석감정업 ▷경매서비스업 ▷미술관전시기획업 ▷문화적 목적의 전시회업 ▷문화 및 예술행사 조직업 등 사업들과 유사한 상품으로 분류돼 있다. 유사 지정상품이란 출원한 상표와 유사하다고 여겨지는 사업들을 말한다.

업계에서는 신세계가 미술품 경매사업을 계속 눈독 들여왔던 만큼, 이번 상표 출원이 향후 미술 경매 사업을 진출하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신세계는 2021년 3월 ‘미술품의 전시·판매·중개·임대업 및 관련 컨설팅업’을 회사 정관의 사업 목적에 추가한 이후 미술 관련 사업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이기 시작했다. 그해 12월 신세계는 국내 1위 미술품 경매회사인 서울옥션의 주식 85만6767주를 약 280억원에 취득하며 지분 4.8%를 확보했다.

특히, 신세계는 지난해 6월부터 서울옥션 인수를 위한 논의를 진행했다. 하지만 금액 등 인수 조건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올해 3월 신세계는 “서울옥션 지분 인수와 관련해 검토한 바 있으나 진행하지 않는 것으로 최종 결정했다”고 공시하며 인수 포기를 선언했다.

그러면서도 신세계는 당시 “서울옥션과는 앞으로도 다양한 협업은 이어가는 한편 신세계만의 차별화된 신규 비즈니스들에 대한 고민은 지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신세계는 업계에서 유일하게 경력 10년 이상의 큐레이터로 구성된 갤러리 전담 조직을 갖추고 전시를 기획·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말 임원급 조직인 갤러리 담당 인원을 늘리며 사업도 확장하고 있다.

한 소비자가 경매에 참여하고 있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없음). [서울옥션 제공]

다만 신세계에서는 이번 상표권 출원과 미술 경매 사업 진출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서울옥션 인수 중단 이후로는 미술품 경매에 대한 것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인력으로 미술품 경매 사업에 직접 진출할 수가 없다. 만약 미술품 경매 사업에 진출을 한다면 다른 회사를 인수하거나 대대적으로 인력을 확충하거나 이런 기반 작업이 필요한데 지금으로서는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과거에도 상표권 등록을 많이 해왔다. 예를 들면 ‘SSG페스티벌’ 같은 것들이 그렇다”며 “차후 마케팅 행사에 쓰기 위해서 선제적으로 등록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 상표권 전문 변리사는 “대기업들은 사업이 구체화되거나 진척 상황과 상관없이 관련 상표들을 선점한다는 차원에서 여러 건 출원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상표가 출원됐다고 관련 사업을 진행 중이라고 할 순 없지만, 그 사업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