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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포] “1병은 부족” ‘n차 줄서기’도…‘위스키 런’ 가보니 [언박싱]

25일 오후 세븐일레븐 ‘위스키 런’ 참여자들이 서울 송파구 세븐일레븐 챌린지스토어점 앞에서 줄을 서고 있다. 김벼리 기자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이게 뭐 사는 줄이에요?” “누구 연예인 왔대요?”

2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캐슬플라자 1층 세븐일레븐 챌린지스토어점 앞. 인도를 가로지르는 장사진에 행인들이 가던 길을 멈추고는 관심을 보였다. 하루 중 가장 덥다는 평일 오후 2시, 30도에 육박하는 기온에도 ‘위스키 런’에 참여한 소비자들이 대기줄을 길게 늘어뜨렸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서울 지역의 최고기온은 27.4도나 됐다. 행사 30분 전 25명가량이던 참여자들은 행사 시작 직전 2배가량인 약 50명으로 늘었다.

‘세븐일레븐 최초 공개’ 글렌알라키 인기…야마자키도 금세 동나
25일 서울 송파구 세븐일레븐 챌린지스토어점 계산대 위에 ‘위스키 런’ 행사 상품들이 진열돼있다. 김벼리 기자

이날 세븐일레븐은 챌린지스토어점을 비롯해 소공점(중구 소공동), 더스티븐청담점(강남구 청담동), 도선까페점(성동구 도선동) 등 서울 점포 4곳에서 ‘위스키 런’ 행사를 동시에 진행했다. S급 6종, A급 2종 등 총 8종으로 구성된 위스키 2000병을 이들 점포에서 선보였다.

행사 참여자들이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인 제품은 글렌알라키 10cs였다. 이날 세븐일레븐이 업계 최초로 최근 시리즈인 배치9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경기 하남시에 거주한다는 박주연(45) 씨는 "글렌알라키 9번이 처음 출시됐다고 해서 사러 왔다"며 "‘위스키의 신’으로 불리는 빌리 워커가 이 브랜드를 인수한 뒤 배치1부터 8까지 출시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배치9가 나온 것이다. 안 살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송승배 세븐일레븐 주류·와인·위스키 MD는 “글렌알라키가 통관이 허용된 게 불과 이틀 전”이라면서 “소비자들도 구매하면서 ‘내가 이걸 다 사 보네’라고 생각했을 것이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일본의 고급 위스키 브랜드인 야마자키 12년, 히비키 하모니 등도 인기를 끌었다. 두 제품은 최근 수요가 늘면서 품귀 현상이 빚어졌고, 그 과정에서 되파는 가격이 두 배 이상 오르기도 했다.

특히 야마자키 12년의 경우 행사가 시작한 지 10분도 채 안 돼 재고가 떨어졌다. 행사 시작 2시간 전부터 줄을 서 가장 먼저 제품을 구매한 고객이 선택한 제품도 야마자키였다.

그 밖에도 전통 스코틀랜드 브랜드인 발베니 16년 프렌치오크, 발베니 14년 캐리비안과 신상 위스키인 글랜피딕 오차드, 조니워커 그린 등 여러 상품들이 판매됐다.

“1병으로는 부족” ‘n차 줄서기’도…“예전보다 인기 식었다” 반응도
‘위스키 런’ 행사 참여자들이 서울 송파구 세븐일레븐 챌린지스토어점에서 제품을 구매하고 있다. 김벼리 기자

이날 행사에서는 위스키를 여러 병 사기 위해 두 번 이상 소위 ‘n차’로 줄을 선 소비자들도 있었다. 한 명당 한 병만 살 수 있다는 규정에도 줄을 다시 서는 불편을 감수하면서까지 여러 병을 구매한 것이다.

처음에 야마자키를 산 뒤 다시 줄을 서서 발베니까지 구매한 김모(38) 씨는 “한 병은 마시고 한 병은 보관해 두려고 두 병을 샀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와는 대조적으로 일부 소비자는 최근 오픈런 행사들의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를 하기도 했다. n차 구매가 가능한 것도 그만큼 대기줄의 길이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15년간 위스키를 마셔왔다는 곽재욱(38) 씨는 “지난해 초만 해도 가격이 지금처럼 비싸지 않아서 오픈런 행사에 가면 젊은층이 많았는데 요새는 눈에 띄게 줄었다”며 “병째로 사기에는 가격 부담이 크고 위스키바처럼 가볍게 위스키를 접할 수 있는 곳도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주연 씨도 “2016년에만 해도 히비키 21년이 30만원이었는데 지금은 180만~200만원”이라며 “원래 위스키를 좋아했던 사람으로서는 요새 유행하는 상황이 마뜩잖다”고 토로했다.

이와 달리 업계에서는 위스키에 대한 인기가 제한적이나마 계속 확산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송승배 MD는 “와인이나 위스키는 모든 소득 계층에서 마시기에는 분명 제한이 있다”면서도 “어느 정도의 틀 안에서 (소비가) 번지고 있다. 여전히 트렌드는 강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대한 고객이 관심을 갖고 있는 상품을 초단 시간에 공급해 행복을 느끼게 하는 것이 편의점이 모토”라며 “(다른 채널에 비해) 접근성이 뛰어난 점도 편의점의 강점”이라고 덧붙였다.

kimsta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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