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닷컴이 술 전문 유튜버인 ‘술익는집’과 협업해 만든 전통주 하이볼 세트 [SSG닷컴 제공] |
서울 종로구 서촌 지역에 위치한 한옥 칵테일 바 ‘바 참’ [인스타그램 캡처] |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15일 서울 종로구 서촌 지역의 고즈넉한 골목에서 만난 한옥.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참나무 향이 그윽한, 모던한 디자인의 칵테일 바가 등장했다. 한국어는 물론 영어, 중국어, 일본어까지 다양한 MZ세대 외국인 관광객의 언어가 들렸다.
“요즘 위스키를 베이스로 한 하이볼 인기가 심상치 않잖아요. 이제는 전통주로 만든 칵테일까지 새로 등장했어요.” 이 ‘한옥 바’에서 만난 권지영(27) 씨는 “‘개성’이나 ‘뉴트로’ 키워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빠져들 수밖에 없는 공간”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솔방울 타는 향이 나는 칵테일, 송편 맛이 나는 칵테일, 충무김밥의 고소한 냄새가 나는 칵테일 등 한국적인 멋이 담긴 ‘K-힙’ 칵테일이 이곳의 인기 메뉴다. 특히 주말에는 기다리는 사람이 많아서 대기시간이 1시간을 훌쩍 넘을 정도다.
서울 종로구 서촌 지역에 위치한 한옥 칵테일 바 ‘바 참’에서 솔방울 향의 칵테일을 만드는 모습 [인스타그램 캡처] |
서울 종로구 서촌 지역에 위치한 한옥 칵테일 바 ‘바 참’에서 판매하는 송편 칵테일 [인스타그램 캡처] |
요즘 서울에서 가장 핫한 동네 중 하나인 서촌과 용산구 용리단길에서 개성 강한 전통주 칵테일을 판매하는 바가 20~30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따라 ‘하이볼 시대’도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하이볼의 주종은 위스키를 베이스로 한 위스키 하이볼이 가장 대중적인데, 최근에는 전통주나 차(茶)를 원액으로 쓰고 있기 때문이다. 취하기 위해 술을 마시던 시대가 저물고 술을 즐기는 방향으로 음주 문화가 바뀌면서, 칵테일의 종류도 더욱더 다양해지고 대중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1년 전부터 하이볼 매력에 빠진 박한진(31) 씨는 “소주나 맥주와 비교해 많이 마시지 않아도 되고, 안주도 많이 필요 없다”며 “친구들과 술을 맛있게 느껴보는 그 자체가 재밌다”고 했다.
SSG닷컴이 술 전문 유튜버인 ‘술익는집’과 협업해 만든 전통주 하이볼 세트 [SSG닷컴 제공] |
실제로 최근 떠오른 전통주 칵테일의 공통된 특징은 ‘옛 것’과 ‘가장 요즘의 것’이 공존한다는 점이다. 한국 전통의 술이 지닌 지역적 특색이나 재료의 특징이 이야기가 되고, 이야기가 트렌디한 상품 그 자체로 큐레이션 되면서 고유한 풍미를 갖춘 전통주 칵테일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4월 말 SSG닷컴이 24만7000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술 전문 유튜버인 ‘술익는집’과 협업해 만든 전통주 하이볼 세트는 라이브 방송 시작 9분 만에 전량 완판됐다. 해당 제품은 충남 예산군 예산사과와인의 ‘추사25도’, 오크통에 숙성시켜 깊은 맛을 내는 ‘문경바람 오크’ 등으로 구성된 패키지로, 라이브 방송 당일 판매 매출은 SSG닷컴이 한 달간 평균적으로 판매하는 전통주 카테고리 총매출을 상회하는 수준이었다.
SSG닷컴이 단독 판매하는 하이볼용 허브 상품 [SSG닷컴 제공] |
박준영 SSG닷컴 상품개발팀 바이어는 “전통주 양조장 중에서 이야기가 있는 곳에서 생산한 전통주를 판매한 것이 라이브 방송 흥행의 주요 요인이 됐다”며 “포도밭과 와인 양조장을 같이 운영하는 해외 와이너리 같은 곳을 국내에서 집중 물색했고, 시판되지 않는 하이볼 잔을 별도 제작해 상품 매력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술에 대한 지식이 많은 유튜버가 전통주 하이볼에 대한 배경지식을 함께 공유해 상품 자체에 대한 ‘진정성’을 높였다”라고 덧붙였다.
하이볼이 점점 대중화되면서 하이볼용 허브도 덩달아 인기다. SSG닷컴이 단독으로 판매하는 애플민트·페퍼민트·타임·라벤더, 4종 식용화(食用花)로 구성한 상품은 4월 한 달 기준, 허브·식용화·특수채소 카테고리에서 매출 최상위권에 올랐다. 해당 제품은 허브 단품 판매액 대비 2배가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
dsu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