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국민의힘이 중앙당 윤리위원회 구성을 마무리 지었다. 이르면 다음주 초께 첫 회의를 열고 공식 업무에 돌입할 전망이다. 관심은 징계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 김재원·태영호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 수위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양두구육’ 발언으로 당원권 정지 1년을 받은 바 있다. 여권 내에서도 ‘이준석 때문에 징계가 인플레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당원권 정지 기간이 1년을 넘을 경우 내년 총선 출마도 장담키 어려워진다.

국민의힘은 2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윤리위원회 인적 구성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당 윤리위원장에 황정근 변호사를 내정했고, 이날은 부위원장 및 윤리위원들에 대한 인선을 마무리 했다. 국민의힘은 윤리위 부위원장에 전주혜 원내대변인을 선임했다. 나머지 위원 7명의 신원은 비공개로 했다. 윤리위는 이후 잇단 설화로 논란을 일으킨 김재원·태영호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를 검토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황 위원장은 코로나19 확진으로, 일러야 다음주 첫 회의가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윤리위 구성 자체가 주목 받는 것은 최근 잇따른 설화 논란을 빚은 국민의힘 최고위원들에 대한 징계가 신임 윤리위에서 결정할 첫 회의 안건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김 최고위원은 ‘5·18 정신 헌법 수록 반대’, ‘전광훈 목사 우파 천하통일’, ‘제주 4·3은 격이 낮은 기념일’ 등 논란성 발언을 반복했으며, 지난 4월 4일 공개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태 최고위원 역시 ‘제주 4·3은 북한 김일성의 지시’라고 주장했다가 최근에는 ‘백범 김구 선생이 김일성의 통일전선 전략에 당했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국민의힘 안팎에선 김 최고위원과 태 최고위원에 대한 윤리위 징계가 불가피하다는 여론이 적지 않다.

태 최고위원은 그러나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제가 이 자리에 있는 이유는 당원들이 선택해줬기 때문”이라며 “지난 전당대회는 여론조사 3% 꼴찌로 시작했으나, 그렇다고 저는 엄한 곳에 도움을 구걸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태 최고위원은 또 “쓰레기, 돈 비리, 성 비리 민주당이라는 야당 비판은 업무상 해프닝이었고, 역사 문제는 소신대로 말씀드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제 관심은 김 최고위원과 태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 수위가 어느 정도가 될 것인지로 쏠린다. 보수패널 김근식 국민의힘 전 비전전략실장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징계위에 회부가 돼서 윤리위에서 결정을 내리면 지난 이준석 사태 징계 당시에 윤리위원의 징계 수위가 인플레이션이 심해졌다”며 “이준석 사태 이후에 징계 수위가 인플레이션이 심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게 그 관례와 기준에, 눈높이에 맞추면 김재원 최고가 만약에 징계 절차에 들어가면 그리고 징계를 해야 된다고 한다면 당원권 정지를 하려면 사실 작게 주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자가 ‘1년을 넘을 것 같냐’는 질문에 김 실장은 “왜냐하면 형평을 맞춰야 되니까 그렇다. 그 기준에 맞추면 아마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최근 윤리위에 회부돼 ‘징계의 간접기준’이 될만한 사안은 이 전 대표 사례와 김성원 의원의 발언이다. 김 의원은 지난해 8월 서울 동작동 사당동 수해 복구 현장에서 “솔직히 비 좀 왔으면 좋겠다. 사진 잘나오게”라고 했던 발언이 논란이 돼 당원권 정지 6개월의 중징계를 받은 바 있다. 이 전 대표는 ‘신군부’, ‘양두구육’ 등의 발언이 논란이 돼 당원권 정지 6개월, 1년을 각각 받은 바 있다.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김재원 최고는 5·18 문제로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릴 수 있고, 4·3을 약간 폄하시킨 정도다. 그런데 태영호 의원은 4·3을 오히려 김일성이 지시한 거라고 하기 때문에 더 심한 말”이라며 “만약에 김기현 최고가 태영호 의원을 징계하면 이거는 본인(김기현)의 판단으로 하는 것이다. 당의 정체성과도 관련돼 있다. 그러면 제가 보기에 아마 김기현 대표가 드디어 좀 잡았다. 그립감이 있구나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