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길에서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이 가벼운 옷차림으로 거리를 걷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평년 대비 봄철 기온이 올라가면서 봄 패션을 건너 뛰고 ‘여름 패션’이 등장했다. 소비자들도 트렌치코트 대신 반소매 티셔츠를 꺼내입자 패션업계에서도 발빠르게 여름 옷 장사에 나섰다.
3일 서울 낮 최고기온이 25.9도에 육박하며 ‘뜨거운 봄’이 이어졌다. 서울 시내 곳곳에서도 여름 패션이 포착됐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윤중로로 벚꽃을 구경하러 나온 시민들도 반팔과 반바지를 입는 등 옷차림이 가벼웠다. 이날 나들이를 나온 시민 임모(27) 씨는 “지난주에 막 트렌치코트를 꺼냈는데 다시 집어넣어야 할 판”이라며 “너무 더워서 반팔을 입고 나왔다”고 말했다.
앞서가는 날씨에 패션 업계도 일찍이 여름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미 3월부터 봄 컬렉션과 함께 여름 컬렉션 비중을 늘린 것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에 따르면 지난달 빈폴, 에잇세컨즈를 비롯한 남성·여성복 브랜드에서 여름 옷 판매가 급증했다. 에잇세컨즈의 경우 전년 대비 1~2주 가량 일찍 여름 컬렉션을 출시했다. 특히 봄·여름 상품 판매가 호조를 보였으며 반소매 티셔츠, 데님·슬랙스 하프 팬츠 등 여름 상품의 판매율은 전년 대비 80%까지 증가했다.
빈폴은 전년에 비해 1~2주 정도 일찍 여름 컬렉션을 출시했다. 해외여행 수요가 높아진 데다가 날씨가지 더워지면서 가벼운 반팔류나 여름 상품에 대한 선구매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특정 여름 아이템은 전년 대비 30% 수준으로 판매가 늘었다.
여성복 브랜드 구호도 3월에 여름 상품의 구성을 확대했다. 수년간 봄이 짧아지는 기후가 지속되면서 여름 상품을 확대했다는 설명이다. 지난달에는 7부·반팔 티셔츠를 중심으로 판매율이 증가했다.
남성복 브랜드 갤럭시·로가디스도 전년 대비 1주일 안팎으로 여름 아이템 출시를 앞당겼다. 여름 소재 재킷과 팬츠를 중심으로 판매량이 100~140% 증가했다.
이랜드가 운영하는 주니어 캐주얼 브랜드 유솔도 2023년 ‘여름 셋업 컬렉션’을 출시했다. 여름 컬렉션은 ▷올라운더 반팔 아노락 셋업 ▷올라운더 반팔 후드 셋업 ▷바람막이 셋업 ▷반팔 조끼 셋업 등으로 구성됐다.
패션 플랫폼에서도 ‘여름옷’이 주요 검색어로 떠올랐다. 에이블리에서 ‘반소매 옷’ 검색량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0배 이상 뛰었다.
‘여름옷’ 역시 검색량이 140%로 늘었으며 2030세대 사이에서 유행하는 크롭 디자인과 반소매를 합친 ‘크롭 반팔’의 인기도 증가했다. 크롭 반팔과 반팔 맨투맨 각각 155%, 105%로 검색량이 증가했다. 반팔 셔츠의 검색어도 80%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매년 봄이 짧아지는 데다가 올해는 이례적으로 기온이 치솟으면서 브랜드에서 여름 옷을 평년보다 앞당겨 선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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