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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세계, 백화점 중 처음 ‘한우PB’ 만든 진짜 이유 [언박싱]
‘매매참가인 자격증’ 이희석 바이어 인터뷰
한 소비자가 3월 초 대형마트 온라인몰에서 구입한 삼겹살. [독자 제공]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이달 초 대형마트와 이커머스가 비곗덩어리 삼겹살을 판매해 소비자들의 공분을 샀다. 도드람 등 유명 브랜드 한돈업체가 삼겹살 비계를 교묘히 속여 납품했고, 이를 제대로 검수하지 못한 유통기업도 이름에 먹칠을 했다.

이런 소용돌이에서 신세계백화점이 자체브랜드(PB)인 ‘암소 한우’를 선보였다. 2021년 4월, 백화점업계 최초로 직경매 한우를 선보인 신세계가 한발 더 나간 것이다. 한우 납품업자에게 상품을 공급받는 기존 유통 과정에서 벗어나겠다는, 새로운 시도로도 풀이된다. 신세계는 내년을 목표로 고품질의 암퇘지를 판매하는 돼지고기 PB 브랜드 론칭도 준비 중이다.

이희석 신세계 축산 바이어. [신세계백화점 제공]

헤럴드경제는 14년간 신세계에서 축산 바이어로 근무한 이희석 신선식품팀 부장을 21일 만났다. 이 부장은 1시간 남짓 동안의 인터뷰에서 ‘품질’ 단어를 무려 마흔한 차례나 언급했다. 그는 주요 목장별 사육 환경을 연구했고, 한우를 감별하는 식육처리기능사 자격증도 땄다. 이 부장이 경매에 직접 참여하는 매매참가인 자격을 갖춘 잔뼈 굵은 베테랑이라는 점이 눈에 띈 이유다.

신세계는 우수하고 균질한 품질을 갖춘 한우를 거품을 걷어낸 가격에 직접 판매하는 방안을 고민했다. 이 부장은 “한 달간 한우 유통 과정을 다시 한 번 꼼꼼하게 살펴보며 조사를 벌였다”며 “그 결과 자체 품질 기준을 만들고 원물단 발주에도 직접 관여해야겠다고 판단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가 충북 음성 한우 공판장에서 열리는 경매에 주 3회씩 참여해 최상급의 한우를 까다롭게 선별하고 있는 이유다.

신세계백화점 PB 브랜드 ‘신세계 암소 한우’ 로고. [신세계백화점 제공]

“한우 경매장에서 하루 900두 정도가 낙찰됩니다. 이 중 신세계가 경매에 응찰하는 지육은 30두 내외에 불과합니다.” 전체 낙찰 상품의 단 3%가량에 불과한 수치다. 이처럼 낮은 비율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신세계는 마블링이 적은 1등급의 담백한 고기를 타깃 고객이 가장 선호하는 상품으로 분석한다. 60개월 이하 한우 중 출산을 4번 이하로 한 암소를 선별하고 320~400㎏ 내외 개체만을 취급하는 이유다. 또 최상의 신선도를 위해 선분홍색 육색을 선별하고, 담백한 맛을 살리기 위해 지방색은 우윳빛으로 엄선하고 있다.

이 부장은 “특히 좋은 고기는 선분홍빛이 감돈다. 어두운 빛을 띠는 1+등급 한우보다 선분홍빛이 감도는 1등급 한우 경매가가 더 비싸다. 등급만이 좋은 고기를 설명하는 전부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직경매에 참여해 색이나 중량 등을 직접 확인하지 않으면, 마블링에 따라 1+·1++등급을 결정하는 분류 방식만으로 품질이 높은 고기를 선별하기 어렵다는 말이다.

신세계는 매달 암소 한우 80두를 매입해 판매할 예정이다. 종전 물량에 비해 2배 늘었다. 이 부장은 “돼지고기도 고품질의 암퇘지만을 선별·판매하는 PB 브랜드를 론칭할 계획”이라며 “차별화 한 상품 브랜딩을 통해 최상의 품질의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소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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