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인적분할’ 현대百…지주사 전환 후 행보는 [언박싱]
서울 강남구 삼성동 현대백화점 사옥. [현대백화점 제공]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현대백화점이 10일 분할계획서 승인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다. 현대백화점이 지주회사로 전환한 이후 행보가 업계의 관심사다.

이번 인적분할은 백화점업의 경쟁력을 더 강화시켜 메트리스업체 지누스의 실적도 개선, 신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현대백화점그룹의 포석이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본업은 물론 지누스·현대백화점면세점(이하 면세점)의 실적을 모두 향상시키는 세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현대백화점그룹은 지주회사 현대백화점홀딩스 아래 자회사인 사업회사 현대백화점을, 그 아래 지누스와 면세점을 자회사(지주사의 손자회사)로 두는 청사진을 제시한 상태다.

더현대서울 등 ‘오프라인 본업’ 주력

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주주들을 대상으로 9일까지 분할계획서 승인에 관한 전자투표를 진행 중이다. 안건은 현대백화점그룹의 지주사 전환에 따른 계열사 현대백화점 분할이다. 안(案)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총회 참석 주주의 3분의 2가 찬성을 해야 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3월 2일부터 현대백화점을 지주사인 현대백화점홀딩스와 사업사인 자회사 현대백화점으로 나눠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현대그린푸드도 지주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와 사업사인 현대그린푸드로 분할한다.

현대백화점은 지누스와 면세점의 실적개선을 이끌고, 지주사 아래 한무쇼핑은 신유통 채널 육성 집중한다는 투트랙 전략을 펼친다는 설명이다. 현대백화점의 알짜 계열사인 한무쇼핑이 지주사로 빠져나가면서 면세점과 지누스 실적 개선에 사활을 걸었기 때문이다.

더현대 서울 전경.[현대백화점 제공]

우선 현대백화점은 분할 이후 그간 집중해왔던 백화점 본연의 핵심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점쳐진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대부분 유통기업이 온라인에 매진했던 것과 달리,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서울을 필두로 오프라인에 강점을 보여왔다. 이를 바탕으로 백화점을 캐시카우로 삼고 신성장 자회사인 면세업과 리빙 부문 자회사인 지누스와 시너지를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지누스를 중심으로 현대백화점그룹 내 건자재사업부에 대한 역량 강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누스는 지난해 현대백화점이 약 9000억원을 들여 인수한 매트리스회사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설립 이래 최대 규모 투자이지만 가구 시장 침체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에 편입된 직후 지누스의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이 106억원에 불과했다.

‘리빙’ 지누스·면세점 시너지 확대

현대백화점은 인적분할이 이뤄지면 현대백화점이 제조·유통·영업망까지 아우르는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지누스의 전체 매출 중 97%가 해외에 쏠려있는 만큼, 올해에는 기존 국내 유통망 연계에 집중해 국내 판매 비중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남성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가치 상승은 지주사 전환 이후 전략적 방향이 결정할 것”이라며 “여러가지 시나리오 중 지누스를 중심으로 현대백화점 그룹 내 건자재사업부에 대한 역량 강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현대백화점은 2월 중 복지플랫폼 전문기업 현대이지웰에 ‘지누스 전문관’을 연다. 이 밖에도 현대리바트, 현대L&C 등 리빙·인테리어 부문 계열사 간 협력을 통해 상품 공동 개발 등을 추진한다.

더현대 서울 4층에서 운영한 '지누스 팝업스토어' 전경.[현대백화점 제공]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올해에는 현대백화점 고객층에 부합하는 별도의 프리미엄 라인업 개발도 검토 중”이라며 “이 같은 전략에 기반해 지누스는 고객 다각화를 추진하고 사업 경쟁력도 한층 강화한다는 계획이다”고 했다.

인적분할 후 현대백화점홀딩스 자회사가 되는 한무쇼핑은 신규 아웃렛 출점과 온라인 사업 등 유통관련 신성장 동력 발굴에 나선다. 한무쇼핑은 무역센터점, 목동점, 킨텍스점 등 총 6개의 점포 운용을 통해 연간 1000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현금 주머니’ 역할을 했다.

박종렬 흥국증권 연구원은 “지주사 전환으로 신유통 플랫폼(복합쇼핑몰·프리미엄 아웃렛)과 뷰티, 헬스케어, 물류, 뷰티 등 신사업을 통한 성장성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알짜 자회사’인 한무쇼핑이 현대백화점홀딩스로 편입되면서 일부 주주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올해 2분기부터 백화점 영업실적이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현대백화점 측은 한무쇼핑을 현대백화점홀딩스의 손자사, 즉 현대백화점의 자회사로 둘 경우 독점 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에 따라 투자 활동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입장이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손자회사가 자회사를 두려면 지분을 100% 가져야 한다. 한무쇼핑이 손자회사가 되면 신사업 지분 투자와 M&A(인수·합병)에 제약이 걸릴 수 있다는 의미다.

joohe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