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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물가·고금리에 허리띠 졸라매더니…한우 가격 ‘뚝뚝’ [언박싱]
한우 1등급 도매가격 전년대비 24.7% 하락
도축마릿수 증가, 20024년까지 가격 하락 전망
고물가·고금리에 한우 소비 여력까지 약해져
한우협회 "한우소비 촉진·생산비 절감 대책 필요”
한우 도매가격이 최근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우 할인행사가 진행 중인 1일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 강서점 육류코너 모습.[홈플러스 제공]

[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 비싼 가격으로 인해 큰마음 먹고 사 먹던 한우 가격의 하락세가 최근 심상치 않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고공행진하던 한우 가격은 고물가·고금리 시대에 소비심리 위축으로 수요는 점차 둔화되는데, 공급은 오히려 늘어나 가격 하락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6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5일 도매시장별 경락가격 기준 한우 1등급 평균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24.7% 하락했다. 전월 대비로도 10.8% 가격이 떨어져, 하락세를 보여줬다. 고급육인 1등급은 그나마 ‘선방’했다. 2·3등급으로 내려가면 하락폭은 더욱 커져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0.8%, 48.9%로 가격이 폭락했다.

한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가정 내 소비가 급증하고, 국민지원금 지급 등의 호재를 거치면서 가격이 상승한 대표적 품목이다. 그러나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 등 방역조치 완화 이후 수요가 주춤해진 분위기다. 실제로 올해 3분기 기준 가정 내 한우고기 구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6.1% 감소했다.

반면 공급은 꾸준히 늘어, 하락세를 부채질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농경연)에 따르면 한우 사육 마릿수가 역대 최대 수준을 갱신하는 가운데 출하대기 마릿수 증가로 올해 도축 마릿수는 전년(79만마리)에 비해 증가한 85만마리 내외로 추정된다. 특히 2024년까지는 도축 마릿수가 100만마리 수준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돼 앞으로도 한우 도매가격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무엇보다 최근 고물가·고금리 시대에 접어들면서 가처분 소득이 줄어들자 고급 식재료인 한우 소비를 줄이는 분위기가 나타난 것도 치명적이다. 밥상물가 부담이 커지면서 허리띠를 졸라맨 것이다. 농경연은 이달 ‘한우 가격 하락 원인과 전망’ 보고서를 통해, 한우 소비가 소득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을 들어 추가 하락을 전망했다. 금리인상으로 가계대출 이자 상환에 대한 부담, 타 품목 물가 상승 압박 등으로 인해 한우 소비 여력이 약해진다는 것. 가구당 월평균 육류 소비지출액은 2020년 6만6000원에서 지난해 7만3000원으로 늘었으나, 올해는 6만6000원으로 줄어든 상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고가 식재료인 한우는 할인행사를 할 때마다 고객 관심도가 높고, 매출 기여도도 높은 인기상품이지만 경기불황에 고객들이 지갑을 닫기 시작하면 가장 먼저 타격을 받을 수 있는 품목 중 하나다”라고 말했다.

한우 농가들도 농가의 어려움을 호소하며 한우 소비 촉진과 정부대책 촉구에 나섰다. 최근 가격하락세는 현재의 물가상승률을 고려한다면 소값 파동이 왔던 2013년 수준보다 심각한 상황이라는 진단이다. 특히 물가안정을 위해 정부가 들여온 할당관세 무관세 수입소고기 10t이 한우가격 폭락을 부추겼으며, 사룟값 등 물가 인상으로 생산비가 늘어난 것도 큰 부담이라는 설명이다.

전국한우협회에 따르면 한우 농가의 한우 생산비는 1070만원 정도다. 그러나 약 2년 반을 사육해 판매되는 가격이 거세우 1등급(도체중 450㎏ 기준) 700만원 수준에 불과한 수준이다. 한우협회 측은 “물가안정을 위해 한우 생산비 절감과 소비촉진을 위한 예산을 적극 반영해달라”고 요구했다.

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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