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김치, 온라인서 2주째 품절 사태
대형마트, 김장 배추 사전예약 시작
지난 25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포장김치 판매대 모습. [연합] |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1. “양파랑 춘장 안 주시나요?”. 서울 여의도 직장인 박모(28) 씨는 얼마전 점심시간 직장 동료들과 함께 중국집을 찾았다. 보통 중국집에서는 단무지와 양파, 춘장이 밑반찬으로 나오지만 이날 양파랑 춘장이 빠졌다. 박씨가 직원에게 문의하자 직원은 “요새 양파값이 올랐다”며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2. 서울 용산구 직장인 A씨는 최근 집에 김치가 다 떨어져 온라인으로 포장 김치를 주문하려다가 깜짝 놀랐다. 쇼핑몰에서 배추김치와 총각김치를 비롯한 대부분 상품이 품절됐기 때문이다. A씨는 “추석부터 (온라인몰에서) 김치가 품절됐는데 아직도 들어오지 않고 있다”며 한숨을 쉬었다.
채소 가격이 끝없이 오르면서 식탁에서 반찬이 실종됐다. 가정에서는 한국인들의 필수 반찬인 김치도 사먹기 어려워졌으며 자영업자들은 밑반찬을 줄이며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26일 농산물유통공사(aTKAMIS)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양파 ㎏당 소매가는 2638원으로 1년 전(2066원)과 비교해 27.7% 올랐다. 평년 가격은 1893원으로 평년 대비 39.3% 오른 수준이다.
양파뿐 아니라, 배추, 무, 양배추 등 주요 식자재 가격도 떨어질 줄 모르고 있다.
배추 한 포기 가격은 9544원으로 거의 1만원에 근접했다. 배추 가격은 한 달 전인 6425원보다 48.5%나 올랐으며 1년 전(5671원)과 비교하면 68.3%나 뛰었다. 무 역시 한 개당 3824원으로 1년 전 2008원과 비교해 90.5%나 올랐다. 양배추도 한 개당 4222원으로 1년 전 3182원 대비 32.7%나 오른 수준이다.
식자재 가격이 고공행진하면서 식당이나 가정집에서 필수 반찬 수급이 어려워졌다. 특히 깍두기, 배추 김치를 직접 담그는 국밥집, 각종 채소를 많이 사용하는 중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곡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날 자영업자 커뮤니티인 네이버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식재료 가격이 너무 올랐다”는 글이 줄을 이었다. 한 글쓴이는 “저희 집도 무 많이 쓰는데 너무 부담스럽다”며 “감자탕집에 갔는데 배춧값 영향인지 겉절이는 안 주더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종가집 김치를 판매하는 대상, CJ제일제당의 비비고 김치도 2주가량 품절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대상 관계자는 “아직도 온라인몰에서 종가집 김치의 일부 품목이 품절된 상태”라며 “산지에서 물량이 부족한 데다가 배추 상태가 좋지 못해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0월 중순 이후 가을 배추가 출하되기 시작하면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채소가격이 급등하자 대형마트는 예년보다 빨리 김장 배추 수급에 나섰다. 롯데마트는 배춧값이 급등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절임배추 사전예약 판매를 예년보다 1개월가량 앞당겨 진행한다. 사전예약은 오는 29일부터 11월 2일까지 롯데마트 매장의 ‘도와드리겠습니다’ 센터에서 신청할 수 있다.
롯데마트는 해남과 영월에서 재배 중인 배추 200t을 사전협의해 가격을 낮췄다. 20㎏ 기준으로 해남 절임 배추는 3만9900원, 영월 배추는 4만5900원으로 현재 시세의 절반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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