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스너의 향·라거의 깔끔함 모두 갖춰
홈플러스 시작으로 대형마트 입점 예정
오비맥주가 선보인 홍콩 1위 맥주 블루걸 [신주희 기자 /joohee@heraldcorp.com] |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한국에서 생산돼 16년 동안 홍콩 맥주 시장을 평정한 오비맥주의 ‘블루걸’이 금의환향했다.
2일 오비맥주에 따르면 6월부터 한국에도 홍콩 국민 맥주 블루걸 판매를 시작했다. 한국 기술로 만든 국산 맥주가 해외로 수출돼 성공을 거둔 후 국내로 다시 역진출 되는 최초 사례다.
블루걸은 국내에서 보기 드문 ‘필스너 라거’다. 필스너 라거는 일반 라거 비해 홉의 쌉싸름한 맛과 보리 풍미가 강조된 맛이 특징이다. 오비맥주는 1988년부터 홍콩 현지 판매사인 젭슨그룹과 손잡고 제조업자설계개발생산(ODM) 방식으로 블루걸을 수출하고 있다.
블루걸을 한 모금 마셔보면 시중 라거와 달리 쌉싸름한 맛이 혀를 때렸다. 몇 년 전 독일 뮌헨의 궁정 맥주 양조장인 명소 ‘호프브로이하우스’에서 마셨던 맥주가 생각났다. 기존 한국에서 판매하는 맥주와는 맛이 다르게 느껴졌다. 굽기 전 발효된 빵에서 나는 효모의 진한 향도 함께 올라왔다. 알코올 도수가 강하다고 느껴지는 순간, 마지막은 라거의 본분을 지키듯 쓴맛이 사라지고 깔끔한 맛으로 마무리됐다. 탄산은 시중 라거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오비맥주의 블루걸 [오비맥주 제공] |
‘블루걸’은 한국인에게 보편적인 ‘소맥용’ 라거라기보다 국내 맥주 애호가를 겨냥한 제품이다. 블루걸의 알코올 도수는 5도로 칭따오 4.7도, 카스 4.5도, 테라 4.6도와 비교해 높은 편에 속한다. 최근 제주 맥주가 선보인 라거 맥주가 5도 정도다. 오비맥주는 중국 본토에 비해 유럽 스타일의 진한 맛을 선호하는 홍콩인들을 겨냥해 알코올 도수 5도주 블루걸을 제조해 공급했다.
오비맥주가 블루걸을 국내에 선보이게 된 것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확실한 성적표가 있었기 때문이다. 홍콩은 2008년부터 알코올 도수 30도 미만의 주류에 붙이던 세금 40%가 철폐되면서 ‘세계 맥주의 각축장’으로 급부상했다. 여기에서 블루걸은 중국의 ‘칭타오’, 필리핀의 ‘산미구엘’, 덴마크의 ‘칼스버그’ 등 세계 유명 맥주들을 제치고 부동의 1위 자리를 유지해왔다.
이에 더해 지난 몇 년 사이 국내에서는 수제 맥주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라거만 고집하던 소비자들의 입맛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개성이 강한 필스너 계열의 라거에 대한 거부감이 줄었으며 다양한 향미와 높은 알코올 도수를 찾는 이들이 늘었다.
현재 블루걸은 현재 블루걸은 전국 편의점에서 4캔 묶음 할인 판매 중이다. 오비맥주는 홈플러스를 시작으로 대형마트에도 블루걸을 순차적으로 론칭한다는 계획이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홍콩 현지에서만 즐길 수 있었던 프리미엄 맥주 ‘블루걸’을 한국 소비자들에게 널리 알리고 새로운 맥주 경험을 제공하고자 한다”며 “진한 맛과 청량감, 부드러운 끝 맛으로 홍콩인의 미각을 충족시킨 블루걸이 국내 소비자들의 입맛도 충분히 만족시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jooh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