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수입단가, 3분기 대비 9.0~12.7% 하락 전망
운임비·인건비 상승 요인이 더 커
“올해 말까지 가격 인상 요인 지속될 것”
지난 6월 27일 서울 서초구 농협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직원들이 제한 판매하고 있는 밀가루 포대를 진열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글로벌 곡물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이전으로 회복했다. 그러나 식품업계에서는 원자재 가격 하락에도 운임비, 인건비 상승을 이유로 올해 하반기까지 제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일 aT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3대(소맥, 옥수수, 대두) 곡물 가격은 6월 이후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30일 기준 대두가격은 t(톤)당 555.93달러로 6월 9일 최고점인 650달러 기록 이후 30% 하락했다. 옥수수 가격은 267.71달러로, 6월 18일 310.32달러와 비교해 28.42% 떨어졌다. 국제 소맥가격 역시 293.31달러로 5월 31일 이후 33.07% 떨어졌다. 국제 원당 가격 역시 고점과 비교해 12%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하락세는 4분기 곡물 수입단가 지수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통상 곡물 수입은 매매계약 후 3∼6개월이 지났을 때 대금을 지급하는 만큼 올해 4분기 곡물 수입단가에는 3분기 시세가 반영된다.
실제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지난 1일 공개한 ‘국제곡물 9월호’ 보고서에서 4분기 주요 곡물의 수입 단가가 7개 분기 만에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4분기 식용·사료용 곡물 수입단가지수는 각각 171.0, 163.0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3분기 전망치보다 각각 9.0%, 12.7% 하락한 수준이다.
곡물 수입단가지수는 주요 곡물의 가격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로 2015년 곡물 가격을 100으로 놓고 비교한 지수다. 수입단가지수는 2020년 4분기 올해 3분기까지 꾸준히 상승했다.
특히 지난 2월 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자 1분기 143.7이던 식용곡물 수입단가지수는 2,3 분기 만에 30.8% 급등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3분기 국제곡물 선물가격지수가 내려가 4분기 수입단가지수가 하락할 것으로 분석했다. 국제곡물 선물가격지수는 시카고상품거래(CBOT)소의 밀, 옥수수, 콩, 쌀 선물가격에 국제곡물위원회(IGC)의 곡물 가중치를 곱한 총합으로 곡물의 현재 시세를 나타낸다.
이에 더해 8월 발틱 건화물 운임지수가 전월 대비 약 30% 하락한 1454를 기록하면서 곡물 운임비도 줄었다.
농촌경제연구원 조사진은 “흑해 지역의 수출이 재개돼 공급 차질 우려가 완화됐고 유가 하락과 달러 강세 등의 여파로 3분기 곡물 선물가격지수는 2분기보다 14.9% 하락한 164.6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4분기에는 국내에 수입되는 사료, 밀가루 등 원자재 가격이 떨어지지만 식품업계에서는 올해 말까지 가격 인상 요인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달러 강세에 더해 운임비, 인건비 등 제반 비용이 줄줄이 오르면서다.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과 비교해 화물 운임비는 약 20~30%까지 증가했다.
다음 주부터인 추석 연휴를 기점으로 유제품에서부터 가공식품까지 식품업계 전반에 한 차례 가격 인상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식품 업계 관계자는 “사실 원자재보다 운임비 인상이 문제라는 얘기가 나온다”며 “직접 유통망을 갖추지 않은 기업일수록 비용 부담이 더욱 큰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도 “곡물가 이외 제반 비용이 다 오르고 있다”면서 “올해 하반기까지 원가 비용 부담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서 “당장 환율이 가장 큰 문제이며 운반비와 에너지, 인건비가 올랐기 때문에 4분기까지도 가격 인상 압박은 이어진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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