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액 절반 넘는 송출수수료 부담 커
디지털화 적극 변신, 라이브커머스 등 강화
[롯데홈쇼핑 제공] |
[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 홈쇼핑업계가 올해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우울한 분위기다. 높은 송출수수료 부담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가 고질적인 문제로 자리 잡은데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누렸던 비대면 특수도 끝나면서 실적이 주춤할 것이란 전망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홈쇼핑업체는 이날 CJ ENM(커머스부문 CJ온스타일)을 시작으로 실적 발표에 들어간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매출 감소세에 이어 올해 상반기까지 매출이 제자리걸음 수준이고, 영업이익도 업체별 차이가 있으나 대부분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을 맞아 편의점과 백화점이 수혜를 입는 것과 대조적으로 온라인유통은 올해 성장률이 다소 둔화되고 있다. 홈쇼핑도 비슷한 상황이다. 올해 회복을 기대했던 여행상품 등도 기대보다 회복 속도가 더디다. TV 홈쇼핑의 비중이 줄어드는 트렌드와 함께 이커머스업계의 경쟁이 극심해진 것도 부담이다.
홈쇼핑 실적의 발목을 잡는 것은 무엇보다 연 2조원대 규모인 송출수수료다. 송출수수료는 IPTV, 위성, 케이블 등 유선방송사업자에게 내는 일종의 자릿세 개념으로 더 좋은 ‘황금채널’을 받기 위해 매해 인상 요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후발주자인 T커머스가 좋은 채널을 차지하기 위해 더 높은 비용을 지불하면, 다음해 이를 되찾기 위해 수수료를 더 올려주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한국TV홈쇼핑협회] |
가장 부담이 큰 것은 IPTV에 내는 수수료로, 한국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홈쇼핑업계가 IPTV방송에 낸 송출수수료는 2017년 4890억원에서 지난해 1조3243억원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송출수수료 기준이 명확히 없는 상태에서 각사가 개별적으로 협상을 하다보니 출혈경쟁이 일어난다”며 “TV 시청자는 줄어들고 있는데, 송출수수료는 계속 올라가는 이상한 구조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홈쇼핑업계의 방송 매출액에서 송출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꾸준히 상승해, 지난 2019년 39.4%에서 2020년 54.2%로 절반을 넘어섰으며 지난해 60%까지 상승했다.
이에 홈쇼핑사들은 침체를 벗어나기 위해 차별화된 상품 경쟁력에 집중하는 한편 고객들의 소비 패턴 변화에 맞춰 모바일로 중심축을 옮기는 시도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실제로 전체 취급고 대비 방송 취급고 비율은 2018년 49.5%에서 꾸준히 감소해 지난해 42.9%를 기록했다.
[롯데홈쇼핑 제공] |
NFT(대체불가능토큰), 메타버스 등 디지털화에 공들이고 있는 롯데홈쇼핑은 최근 모바일TV ‘엘라이브’를 통해 영화, 미술품, 공연 등 MZ세대가 선호하는 맞춤 콘텐츠 상품을 단독 기획해 선보였다. 앞서 롯데홈쇼핑은 4050세대 패션 플랫폼 ‘퀸잇’과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CJ온스타일은 라이브커머스 ‘라이브쇼’ 누적 주문 금액이 지난 6월 1년여만에 1000억원을 돌파했으며, 하반기에도 라이브커머스에 방점을 찍을 계획이다. 또 GS샵은 지난달 넷플릭스 신작 시리즈 ‘블랙의 신부’ 소개 방송이라는 새로운 시도를 선보이는 한편 지난해 GS리테일과 통합을 기점으로 상품, 마케팅 등의 시너지 극대화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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