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새 10여곳 서비스 론칭
중고 의류 중심 리커머스로 버티컬화
수거·살균·컨디셔닝 공정 공유…‘기술 혁신’ 가늠자
새활용 전 과정(살균 및 컨디셔닝 공정)을 마친 중고 의류들 [민트컬렉션 제공] |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캐나다구스 패딩’ 60만원에 팝니다. 재고가 없어서 무리하게 샀는데 저한테는 사이즈가 작아서 두 번 입고 보관 중입니다.” “아이 입히려고 직구한 ‘몽클레어 패딩’ 팝니다, 딱 한 시즌 입혔습니다.”
겨울옷 하나 장만하자 싶을 때 백화점이나 쇼핑몰을 떠올렸다면, 이제는 중고 거래 어플리케이션에서 브랜드 패딩도 검색하는 시대다. 중고 의류를 사고파는 ‘리커머스(Re-Commerce)’ 시장이 급부상하면서다. 리커머스 플랫폼은 ‘신상’ 상품과 신상의 ‘N차 제품’을 함께 검색해 구입하는 20·30대를 중심으로 특히 인기가 높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새로 생긴 중고 의류 플랫폼만 10여곳에 달한다. 리클, 콜렉티브, 민트컬렉션, 코너마켓에 이어 최근에는 중고 의류를 라이브방송으로 판매하는 구슬까지 등장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도 마들렌메모리와 손잡고 지난달부터 자사 브랜드 상품을 중고 거래하는 플랫폼을 만들며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지난 7월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이 자사 브랜드 제품을 중고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든 사이트. [코오롱Fnc 제공] |
헌옷을 비대면 수거한 뒤 고객에게 리워드를 지급하는 서비스 [리클 제공] |
과거에만 해도 중고 의류는 남이 입던 헌 옷으로만 치부됐다. 그러나 중고 의류 수거부터 살균 관리·컨디셔닝 공정 등 전 과정 솔루션이 공유되고, 앱은 물론 라이브 방송이나 오프라인 팝업스토어로 중고 의류를 쉽게 거래할 수 있게 되면서 그 의미가 달라지고 있다. 중고 의류 플랫폼은 내가 원하는 브랜드의 N차 제품을 저렴하게 ‘가치 소비’하는 하나의 유통 채널인 것이다. 옷을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과정이 보편화되고, 이와 함께 자원 낭비를 지양하는 친환경 소비 트렌드가 맞물린 것도 중고 의류 거래의 인기 배경으로 꼽힌다.
중고 의류를 라이브방송으로 판매하는 모습 [구슬 제공] |
특히 올해 상반기부터는 옷을 중심으로 한 ‘버티컬 리커머스’로 중고 거래의 저변이 확대되고 있다. 지금까지 헌 옷은 중고 상품 거래 플랫폼인 당근마켓, 번개장터, 중고나라에서 거래되는 하나의 상품 카테고리에 불과했다. 그러나 중고 의류를 비대면으로 수거하고, 깨끗이 세탁해 새 옷처럼 온라인에서 판매하고, 이같은 새활용 공정 전 과정을 소비자에게 공유하는 완성도 있는 소비자 경험이 가능해졌다.
번개장터 관계자는 “지난달 여성·의류 카테고리가 디지털·가전 카테고리를 앞질러 1위에 올랐을 정도로 옷 중고 거래는 활발해지는 추세”라며 “변화의 속도는 기술 혁신을 통해 플랫폼들이 얼마나 빨리 편리한 서비스를 내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dsu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