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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 물가상승 추세가 꺾일 줄 모르면서 ‘짠테크족’의 알뜰비법도 더욱 정교해지고 있다. 할인일에 몰아서 쇼핑하는 트렌드가 더 확산되는가 하면, 4000원 이하 식음료쿠폰까지 중고거래로 판매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유통가가 고물가 마케팅으로 할인이벤트를 늘리면서 소비자들의 할인 구매 집중도가 높아지고 있다. 오프라인 구매는 마감 할인시간대를 이용하는 것처럼 온라인에서는 특정 할인일을 찾아 구매하는 패턴이다.
최근 편의점 GS25의 ‘오로지 GS25데이’는 쇼핑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되면서 댓글이 300개가 넘게 달릴 정도로 이목을 끌었다. 한정 수량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50% 할인상품은 오후 3시30분께 일찌감치 동났다.
매월 25일 진행하는 오로지데이 행사는 지난해 12월 첫선을 보인 뒤 올해 물가 이슈와 맞아떨어지면서 매달 큰 호응을 얻는다. 달마다 행사상품이 바뀌는데 이 상품들의 매출을 전월 동기와 비교해보면 2배 이상 상승할 정도로 고객 호응이 높다.
쇼핑 멤버십의 혜택이 극대화되는 이벤트를 기다리는 이도 많다. 가령 한 달에 한 번 돌아오는 네이버 멤버십데이의 경우 날짜가 고정된 것이 아니기에 매달 ‘이달 행사일은 언제인지’를 묻고 공유하는 글들이 올라온다. 이날 적립률이 높고, 카드사 추가 적립 등의 행사가 더해지면 평소보다 훨씬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통가에서는 11번가의 ‘십일절’, 롯데온의 ‘퍼스트먼데이’ 등 할인일을 지정해둔 곳이 많고 최근에는 유통기한 임박상품, 특가상품 코너를 확대하는 곳도 늘고 있다. 신세계그룹의 스마일클럽은 원래 G마켓·옥션에서 빅스마일데이를 1년에 2차례 진행했으나 최근 SSG닷컴이 스마일클럽 멤버십 브랜드데이를 시작하는 등 할인 혜택을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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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 소비 트렌드 변화는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중고나라가 올해 4월에서 6월까지 분석한 결과, 개인 간 모바일상품권·쿠폰 거래 분야가 급성장했다.
올해 4월 중고나라 플랫폼에 등록되는 모바일상품권 상품 등록 규모는 약 73억원이었으나 6월에는 약 98억원으로 증가했으며 이달에는 약 110억원을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고나라에 가장 많이 등록되는 모바일쿠폰·상품의 카테고리 분야는 식음료 브랜드, 편의점 브랜드 순으로 나타났으며 주유 관련 분야가 가장 적었다.
특히 기존에는 주로 고가의 백화점상품권을 거래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올해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황솔희 중고나라 데이터팀 매니저는 “최근에는 4000원 이하의 모바일상품권·쿠폰을 액면가 대비 평균 80%, 최대 60%까지 할인된 금액으로 20·30대가 중고거래 플랫폼에 적극 등록하고 있다”며 “최근 물가상승으로 소비에 부담을 느낀 이용자가 중고거래 플랫폼을 통해 합리적인 가격으로 거래를 시도하면서 당분간 중고거래시장은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런치플레이션(런치+인플레이션)으로 각광받는 편의점과 저렴한 PB(자체 브랜드)상품이 인기를 끄는 트렌드도 여전하다. 이마트24는 최근 두 달간(6월 1일~7월 26일) 도시락과 조리빵 매출을 조사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8%, 3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락 매출 현황을 상권별로 보면 오피스상권 매출(68%)이 가장 많이 늘었으며 독신주택가(54%)와 학원가(42%) 또한 상승폭이 컸다.
또 홈플러스는 지난 2월부터 이달 17일까지 홈플러스 PB상품인 ‘홈플러스 시그니처 국산콩 두부’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약 126% 상승했고, 홈플러스 두부 전체 품목 매출 1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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