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위스키는 수입량·액수 모두 증가
맥주는 국내 수제맥주 호황으로 감소
고객이 롯데마트에서 와인을 고르고 있다. [롯데마트 제공] |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올 상반기 고가의 와인 수요가 늘면서 와인 수입량이 다소 줄었는데도 수입액은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와 함께 상대적으로 고가인 위스키는 수입량과 수입액 모두 두자릿수 상승을 하며 승승장구했다. 홈술 트렌드가 심화하면서 이제는 가성비 제품 보다 자신의 취향에 맞는 고가의 술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어졌다는 게 주류업계의 분석이다.
26일 관세청 및 주류업계 등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와인 수입액은 총 2억9749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2억8000만 달러)에 비해 6.25% 증가했다. 지난해 와인 수입액이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데 이어 올해도 최고치를 경신한 셈이다.
하지만 같은 기간 와인 수입량은 4037만ℓ에서 3510만ℓ로 13.05% 감소했다. 수입량이 줄었는데도 수입액이 최고치를 경신한 것은 그만큼 고급 와인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는 뜻이다.
다른 주종보다 상대적으로 고가인 위스키는 수입액이 압도적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위스키 수입액은 1억2365만 달러로, 모처럼 1억 달러를 돌파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7639만 달러)에 비해서도 61.87% 급증했다. 수입량 역시 같은 기간 683만ℓ에서 1119만ℓ로 63.84% 급증했다.
다만 수입 맥주의 경우 국내 수제맥주 업계의 선전 등의 이유로 수입액과 수입량 모두 동반 하락했다. 같은 기간 맥수 수입액은 963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기간(1억642만 달러)보다 9.5% 줄었다. 수입량 역시 1억2280만ℓ에서 1억1264ℓ로 8.28% 감소했다.
이처럼 수입 주류가 주종별로 희비가 엇갈린 것은 홈술 트렌드가 장기화하면서 보다 심화된 것이 원인이라는 분석이 많다. 코로나 팬데믹 초기 와인에 입문하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가성비 와인을 주로 찾았다면, 이제는 보다 자신의 취향에 맞는 제품을 고르면서 고가 와인 쪽으로 수요가 옮겨졌다는 설명이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위스키의 모습. [연합뉴스] |
특히 위스키는 MZ(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고가의 싱글몰트 위스키가 인기를 끌면서 수요를 견인했다. 또 하이볼(위스키에 탄산을 섞은 술) 문화가 대중화되면서 위스키를 보다 가볍게 즐기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여기에 사회적 거리두기의 해제로 위스키의 주요 소비 채널인 유흥주점이 본격적으로 영업을 재개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홈술 트렌드가 장기화하면서 가격보다는 다소 고가이더라도 자신의 취향에 맞는 제품을 고르는, 이른바 ‘디깅(Digging) 소비’가 주류시장에서도 확산됐다”며 “와인은 엔트리급 보다 5만원 이상 중상위급, 위스키는 다소 가격이 비싼 싱글몰트 위스키가 인기를 끄는 것도 이같은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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