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관이 ‘페르소나 공간’으로
F&B 매출은 70% 급등 불구
브랜드 교체 주기 2~3개월 단축
SNS인 인스타그램에 업로드된 더현대서울 카멜 커피 게시물 |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백화점이 2030 고객들이 선호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디저트 맛집을 적극 유치하자 백화점 식당가 매출이 지난해 보다 70% 가량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장마와 무더위가 반복되면서 백화점을 찾는 방문객이 늘어난 점도 식당가 매출 신장에 도움이 됐다.
20일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15일간 주요 백화점들의 식음료(F&B)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평균 70% 뛴 것으로 집계됐다.
신세계백화점이 이 기간 식음료(F&B) 매출이 77.2% 늘어 가장 높은 신장률을 기록했고, 이어 현대백화점 67%, 롯데백화점 65% 등으로 신장률이 높았다. 코로나19에 따른 기저효과를 감안해도 같은 기간 26~31%에 이르는 매출 성장률을 나타냈다는 게 백화점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최근 2~3년 전만 해도 백화점은 한 곳에서 수십 년씩 장사하며 꾸준히 사랑받아 온 ‘노포(老鋪) 맛집’을 경쟁적으로 들여오는데 공을 들였다. 그런데 올해는 다르다. 브랜드 정체성이 분명하고, 음식의 비주얼(디자인)이 예쁘고, 인테리어가 세련된 ‘SNS 인기’ 음식점과 카페를 유치하는데 더욱 집중하고 있다. 굳이 더운 여름철 땀 흘리지 않고도 백화점에서 ‘인증샷’을 찍으면서 SNS 맛집을 체험할 수 있어 인기가 뜨겁다는 게 백화점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맛있는 건 디폴트(기본)이고요, 자기만의 개성이 있고 취향도 드러나는 브랜드여야 해요. 인스타그램에 자랑할 수 있는 특별한 디저트여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게 곧 ‘나’를 말하니까요.” 실제로 최근 백화점 F&B 바이어들은 최근 백화점 식품관 트렌드를 이같이 분석한다. 정체성의 욕구가 유난히 강한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이들의 페르소나를 충족시켜주는 브랜드 입점을 우선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SNS 인기 디저트 카페를 지속해서 선보이는 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 제공] |
20·30대를 붙잡기 위해 백화점의 식품 영역의 브랜드 교체 주기도 2~3개월 단위로 더 짧아졌다. 이와 함께 새로운 트렌드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위해서 팝업스토어 오픈 횟수는 늘었다. 더현대서울의 경우, 이달 1일부터 15일간 F&B 팝업스토어가 무려 20여차례 열렸다.
SNS 인기 커피숍과 베이커리를 중심으로 F&B 강화에 공을 들이는 롯데백화점은 경쟁적으로 팝업스토어를 열고 있다. 5월 도넛브랜드 ‘캐치볼 클럽’을 시작으로 ‘덕덕덕 베이커리’, ‘마가렛 연남’, ‘텅 플래닛’ 등 유명 브랜드와 손잡고 F&B 팝업스토어를 진행했다. 7월 중 계획된 F&B 팝업스토어만 해도 7여곳에 이른다. 이달 초부터 ‘한남동 한입’ 에그타르트로 SNS에서 유명한 ‘도호프로젝트’, 신촌 크로핏 맛집으로 SNS상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오르랔베이커리’ 등 팝업스토어가 줄줄이 열리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직접 운영하는 경양식 레스토랑 ‘까사빠보’에서 5만원대에 달하는 프리미엄 애플망고 빙수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백화점 F&B 리뉴얼, 팝업스토어 론칭은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지만, 특히 최근에는 20·30대가 페르소나 동일성을 느낄 수 있는 새로운 브랜드 입점을 목표로 삼고 있다”라며 “백화점간 경쟁이 붙으면서 국내 식문화가 점점더 다양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dsu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