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저렴한 PB도 점유율 확대
시장 양극화에…삼다수만 ‘함박웃음’
제주삼다수 [제주삼다수 제공] |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환경 규제 강화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생수 시장에서 라벨이 사라지자 오히려 업계 1위인 제주 삼다수의 시장 지배력이 더욱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마트나 편의점의 PB(자체 브랜드) 상품도 점유율이 확대돼 시장이 양극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8일 닐슨코리아 및 생수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제주 삼다수의 시장 점유율은 44.2%(소매 기준)으로, 2위권인 아이시스(12.5%)와 백산수(7.4%), 평창수(3.8%) 등과 차이를 더 벌렸다. 무라벨 제품이 본격적으로 판매되기 직전인 지난해 2분기(42.1%)와 비교할 때도 2.1%포인트 높아진 수준이다.
같은 기간 아이시스(12%)는 0.5%포인트 오르는데 그쳤고 백산수(7.7%)와 평창수(3.9%)는 오히려 점유율이 각각 0.6%포인트와 0.1%포인트 떨어졌다. 예상과 달리 생수 라벨을 떼어내 마케팅 효과가 떨어져도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삼다수를 찾는 소비자가 많았던 셈이다.
이와함께 눈에 띄는 점은 PB 생수 제품이 선전한 것이다. PB제품은 라벨프리 제품 판매가 본격화되기 전인 지난 2분까지만 해도 시장점유율이 17.9% 정도였지만, 올 1분기 19.2%로 점유율을 1.3%포인트나 높아졌다. 생수 시장에서도 제품 라벨이나 가격과 상관없이 마시던 브랜드를 고집하거나, 아니면 아예 가격이 저렴한 제품을 선택하는 이른바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생수 시장 전체 파이가 커지면서 점유율이 다소 주춤한 2위권 업체들 역시 매출이 상승하는 추세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의 완화 및 해제 등의 조치로 바깥 활동이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체 생수시장은 지난 2010년 4000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1조2000억원까지 성장했고 2023년에는 2조3000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업계 2위인 아이시스를 판매하는 롯데칠성음료는 올 1분기 생수 매출(413억원)이 지난해 같은 기간(357억원)에 비해 15.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아이시스의 시장 점유율은 0.5%포인트 늘어나는 데 그쳤는데도 매출 증가율은 두자릿 수를 기록한 것이다. 이중 무라벨 생수 판매량은 1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억원 늘었다.
이같은 분위기에 생수 사업에 뛰어든 기업들도 늘었다. 오리온은 헬스케어 기업으로 도약을 꾀하며 물 사업을 미래먹거리로 삼고 지난 2월 ‘닥터유 면역수’를 출시했다. 최근 LG생활건강도 지난 2019년부터 청정 1급수인 울릉도 추산용천수를 개발해 먹는 샘물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LG생활건강은 오는 8월까지 샘물 취수관로 공장라인 및 수처리 설비 시공을 완료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무라벨 생수 제품의 경우 브랜드 인지도가 약한 후발 브랜드들이 더 유리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었지만, 결국 소비자들이 선택한 것은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 제품”이라며 “최근에는 무라벨, 친환경 제품에 대한 소비자 구매 욕구가 강해지면서 이에 따른 시장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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