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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저임금·전기료 인상에, 하루 4개꼴 ‘무인 편의점’ 일상 파고든다 [언박싱]
편의점 4사, 무인화 탄력 가속화
올들어 한 달에 122개 꼴로 증가
안면인식·무인방범·주류 자판기 솔루션 개발
‘리테일테크’ 기술 실증 단계…“적용만 남았다”
골프장 내 위치한 GS25 무인점포 [GS25 제공]
GS25 DX 랩(LAB) 스토어 내 설치된 무인 주류 자판기 [GS25 제공]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최근 1년 사이에 편의점주들의 문의가 확실히 많아졌습니다. 24시간 무인 매장보다는, 심야시간에만 무인으로 운영되는 하이브리드 매장 운영에 특히 관심이 높아요.”

소비자를 최접점에서 만나는 한 편의점 본사 측의 설명이다. 무인점포가 일상을 점차 파고들고 있다. 정부의 전기료 인상에 내년 최저임금 인상률 논의로 편의점주의 인건비 부담이 가중되면서다. 인공지능(AI) 비전, 보안 솔루션 등을 비롯한 정보통신기술(ICT) 발전으로 운영 토대가 갖춰지면서, 이른바 무인점포 구축을 위한 기술적인 ‘티핑 포인트(변곡점)’도 넘어섰다는 분석이다. 인건비를 자동화 설비로 대체하는 무인화 바람은 더 거세질 전망이다.

29일 편의점 4사(CU·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에 따르면, 낮에는 점원이 상주하고 심야시간에는 무인으로 운영되는 하이브리드 매장은 전국 2603개에 달한다. 2년 전만 해도 434개에 그쳤지만, 지난해 1990개로 늘었고, 올해 들어서는 불과 다섯 달 사이에 613개가 증가했다. 단순 계산하면 올해에만 한 달에 122개 꼴로 하이브리드 매장이 늘었다.

24시간 무인으로 운영되는 완전무인 매장은 현재 120개다. 전년과 비교하면 1.4배(87개) 증가했다. 하이브리드 매장보다는 확장 속도가 더디지만, 골프장·사옥·학교·연구소 등 사업자가 확실한 건물 내 입지를 파고들기 때문에 효율성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물론 전국 곳곳 골목마다 들어선 5만 점포 편의점이 완전무인 매장이나 하이브리드 매장으로 모두 대체되기는 어렵다는 게 편의점업계의 공통된 목소리다. 노숙과 취객에 의한 기물파손 등을 고려하면 무인점포 운영이 결코 쉽지만은 않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전기료 인상뿐만 아니라 ‘최저임금 1만원대’를 고려해야 하는 시점이 도래하면서 도심 내 오피스나 상가, 또는 특수입지 등을 중심으로 여건에 따라 편의점 무인화에는 탄력이 붙고 있다는 설명이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머신비전, 전자태그, 사물인터넷 등 편의점에 도입된 주요 기술이 고성능화되면서 실제로 무인 운영에 지장이 없을 정도”라며 “이같은 기술을 적용했을 때 매출 향상을 기대할 수 있는 입지가 갖춰진 매장 중심으로, 특히 하이브리드 매장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나주본사에 위치한 CU 무인점포 [CU 제공]
이마트24 무인점포 코엑스점 [이마트24 제공]
세븐일레븐 DT 랩(LAB) 스토어 [세븐일레븐 제공]

지난해 6월부터 무인 주류 자판기 도입이 허용된 것도 편의점의 무인화에 속도를 붙였다. 이전까지만 해도 주류·담배는 대면 성인인증을 거쳐야만 판매가 가능했다. 야간 매출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류 판매를 포기해야 한다는 점에서 무인매장 운영에 걸림돌로 작용해왔다.

편의점은 미래형 매장 구현을 위한 신기술 테스트베드 시도가 한창이다. GS25는 내부 약 57평 전용 면적에 각종 솔루션들과 연계된 21개의 스마트 카메라와 200여개의 센서가 적용된 디지털 경험 연구소점(DX LAB)을 30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오픈한다. 특히 이곳은 장기체류, 쓰러짐, 비명 등 고객의 행동을 식별해 자동으로 방범 시스템이 작동되는 신기술이 적용됐다. 앞서 CU, 세븐일레븐, 이마트24도 매장 곳곳에 위치한 3D 카메라와 무게 감지센서가 고객 동선과 구매 품목을 인식해 따로 계산 과정을 거치지 않고서도 상품이 자동 계산되는 무인 편의점을 오픈, 운영 중이다.

한편 한국편의점주협의회는 올 상반기 기준 편의점 월평균 매출이 4357만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 중 점포가 가져가는 이익은 약 915만원으로 인건비와 월세 등 각종 지출을 제외하면 점주가 가져가는 비용이 거의 전무하다는 것이 협의회 측 주장이다. 협의회는 “편의점은 24시간 운영하는 특성상 다른 자영업보다 인건비와 전기요금 인상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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