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자장면 등 서민음식 물가 두 자릿수 증가해
기름값 등 잇단 물가 상승에 소비자 등 외식비 부담
HMR·밀키트RMR 등 집밥 관련 상품 매출 급증
지난 23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반찬 전문점에서 시민들이 반찬을 구입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원자재 가격 상승과 물류비용 인상 등 영향으로 외식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외식으로 눈을 돌렸던 소비자들이 다시 집밥으로 돌아섰다. 덩달아 가정간편식, 라면, 쌀 등 집밥 관련 식품의 수요도 다시 늘었다.
24일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2022년 1월 5.5%였던 외식물가 상승률은 지난 4월 6.6%, 5월에는 7.4%로 뛰면서 1998년 3월(7.6%)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갈비탕 12.2%, 치킨 10.9%, 생선회 10.7%, 자장면 10.4% 등은 10% 이상 올랐다. 전체 39개 품목 중 ▷김밥 9.7% ▷라면 9.3% ▷쇠고기 9.1% ▷피자9.1% ▷짬뽕 8.9% 등 31개 품목 가격은 전체 소비자물가(5.4%)보다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김밥은 4000원, 냉면 한 그릇은 1만원이 훌쩍 넘기는 시대가 도래하면서 외식 대신 집밥을 택하는 소비자들이 늘었다. 간편하면서도 저렴한 가정간편식(HMR)이나 밀키트, 레스토랑 간편식(RMR), 라면 등 집밥 관련 상품의 매출도 뛰었다.
온라인 장보기 플랫폼 마켓컬리가 외식물가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한 지난 4월부터 이달 23일까지 가정간편식, 밀키트, 라면 등 집밥 관련 상품을 분석한 결과, 밀키트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63%, 간편식은 33%, 라면은 56%, 쌀 판매량은 18%로 각각 증가했다.
G마켓 역시 지난 22일까지 밀키트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6%, 라면은 10%, 쌀은 13%, 통조림류는 18% 늘었다고 밝혔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기간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이후에도 집밥 수요가 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2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시민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 |
신세계푸드도 지난 1월부터 6월 15일까지의 레스토랑 간편식(RMR)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동기 대비 판매량은 21% 증가했다. 경양식 음식점 ‘구슬함박’과 협업해 선보인 ‘올반 구슬함박 스테이크’ 오리지널과 옐로우 치즈의 판매량은 작년 동기보다 각각 32%, 2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식 수요의 증가는 식품 기업 2분기 실적 전망치에서도 나타났다.
CJ제일제당, 농심은 가정간편식과 라면 매출이 늘면서 팬데믹 기간 식품 기업 호조에 이어 매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에프엔가이드 컨센서스 추정기관수 2곳 이상이 예상한 CJ제일제당의 2분기 식품 부문 매출액은 2조4945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 2126억원)보다 약 12.7% 증가한 수준이다. 엔데믹에도 외식물가가 폭등하자 내식 수요의 수혜를 본 것이다.
농심의 2분기 매출 실적도 전년 동기 대비 오를 전망이다. 2분기 매출 추정치는 72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8% 증가했다. 농심의 국내 라면 시장 역시 전년 동기 대비 약 10~11%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외식물가가 급등하면서 집밥 관련 상품 매출은 코로나19 이후에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면서도 “원자재 가격도 폭등하면서 지난해 말 또는 올해 초 가격 인상분이 실적에 반영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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