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부위별 달리 신는 ‘운동화 다족시대’
골프화·테니스화·등산화 기능 세분화
“운동 즐기는 ‘프로추어’, 운동 배우는 키즈 늘어”
반스·컨버스는 헬스장에서 웨이트트레이닝 때 신는 운동화로 인기다. |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 ‘바디프로필’ 촬영을 준비하는 직장인 A 씨. 헬스장에 갈 때마다 두 켤레의 운동화를 챙긴다. 러닝화와 ‘반스·컨버스’ 운동화다. 유산소 운동을 위해 달려야 할 때는 러닝화를 신지만, 스쿼트·데드리프트·벤치프레스 등 웨이트트레이닝(근육운동)을 시작할 때는 바닥이 딱딱하고 평평한 반스나 컨버스 운동화로 갈아 신는다. A 씨의 신발장에는 일상에서 즐기는 운동화 외에도 발목을 감싸는 높이와 미끄럼 방지 밑창이 있는 등산화, 스파이크형 돌기가 있는 골프화가 비치돼 있다.
이른바 ‘운동화 다족시대’다. 소비자의 시간(Time), 장소(Place), 상황(Occasion)에 맞는 기능성 운동화 종류가 다양해지고, 재미로 시작했다가 프로의 세계로 들어오는 ‘프로추어(proteur)’가 점차 많아지면서다. 다양한 스포츠 활동에서 ‘장비발’을 기대하는 소비자도 늘었다.
스포츠·아웃도어 업계 관계자는 “최근 3년 사이에 스포츠별 기능과 목적에 맞는 상품군 라인이 2~3배가량 늘었다”라며 “운동을 즐기는 20~30대가 운동화에 투자를 하고, 이와 함께 골프·테니스를 배우기 시작하는 10대도 스포츠에 맞는 운동화를 많이 찾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헬스장에 가면 유산소 운동과 웨이트 트레이닝을 할 때 운동화를 바꿔 신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반스나 컨버스화는 바닥이 딱딱해 운동시 불편할 것 같지만, 웨이트 트레이닝을 할 때만큼은 오히려 러닝화 등 운동화보다 하체 충격 완화에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일상뿐만 아니라 헬스장에서 신는 신발로도 입소문이 나면서, 지난 한 해 ABC마트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운동화 1·2위는 각각 컨버스와 반스가 차지했다.
러닝화를 신은 모습 [헤럴드DB] |
열기와 습기가 빠져나가도록 디자인된 블랙야크 등산화 |
스파이크 돌기가 있는 나이키 골프화 |
조깅용 러닝화 시장은 이미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나이키·뉴발란스의 러닝화 라인은 전년대비 두자릿수가 넘는 매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같은 인기에 프로스펙스는 사과 한 개 무게보다 가벼운 185g(240mm 한 짝 기준) 러닝화 슈퍼라이트를 제작해 새로 선보였다. 일반적으로 발 전체에 적용됐던 에어백을 발 앞 부분에만 배치해 접지 후 에너지 리턴을 높인 나이키 러닝화 페가수스 라인도 출시됐다. 아디다스는 여성의 발 모양에 최적화된 디자인을 새로 적용시킨 러닝화를 내놨다.
골프를 즐기는 ‘골린이’를 중심으로 필드에서 신는 스파이크 돌기 골프화, 접지력이 높고 실내 코트를 상하지 않게 하는 밑창이 적용된 테니스화 판매율도 높은 신장세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골프 인구는 사상 처음 500만명을 넘어섰고, 국내 테니스 인구는 50만명에 이른다. 스포츠·아웃도어 업계 관계자는 “골프화·테니스화 못지 않게 키즈 라인 스포츠화도 덩달아 인기”라며 “자녀가 한 명뿐인 외둥이 가정이 늘면서, 운동을 배우는 아이에게 기능성이 뛰어나고 활동성이 높은 고가의 스포츠화를 사주는 부모들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dsu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