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5000원대 도시락도 알뜰하게 느껴져
편의점, 물가잡기 위한 마케팅도 활발
[CU 제공] |
[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 런치플레이션(런치+인플레이션)으로 점심 한끼 비용도 부담스럽게 다가오면서 편의점 도시락을 찾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특히 높은 물가에 상대적으로 편의점 도시락이 싸게 느껴지자 평소보다 높은 5000원대 도시락의 판매도 늘었다.
17일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최근 물가 상승 이후 도시락 가격대별 판매비중이 2000~3000원대 도시락과 5000원대 비중이 함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편의점은 4000원대 도시락이 주력으로 시즌별 차이는 있으나 대개 70%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인플레이션 이후 중간 가격대의 비중은 줄어드는 대신에 저가·고가 도시락의 비중이 동시에 늘어난 것이다.
물가인상 이슈가 불거지기 시작한 지난해 12월과 올해 5월 CU의 도시락 매출 비중을 비교해보면, 2000~3000원대 도시락 비중은 10.7%에서 16.4%로 증가했다. 간단하고 저렴하게 식사를 해결하려는 고객들이 그만큼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CU는 초저가 제품을 찾는 고객을 위해 지난 4월 3년만에 2000원대 도시락을 출시하기도 했다. 이마트24가 올해 2월 출시한 2000원대의 미니덮밥 2종도 매월 도시락 베스트10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고객 호응이 높다.
반면 김밥 한 줄만 먹어도 5000원 가량 되는 외식 물가에 차라리 편의점에서 제대로 식사를 즐기려는 수요도 늘고 있다. CU에서 5000원 이상 도시락은 지난해 12월 4.8%에서 올해 7.9%로 판매 비중이 늘어났다. GS25에서 5000원대 도시락의 판매비중은 지난해 5월 7.1%에서 올해 5월 11.0%로 크게 늘어났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 도시락은 그간 5000원대가 심리적 허들처럼 작용해왔는데, 최근 물가 상승과 함께 다소 분위기가 달라졌다”며 “편의점에서 5000원이면 반찬 구성도 풍성해 식당 대신 프리미엄 도시락을 찾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GS25 제공] |
편의점은 리오프닝(경제활동재개)와 더불어 물가인상 이슈로 편의점이 주목받음에 따라 초저가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는 등 관련 마케팅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CU는 ‘득템시리즈’로 가성비 고객을 공략하면서, 고물가로 대용량 장보기를 부담스러워하는 고객들을 위해 소포장 채소시리즈를 출시했고, GS25는 슈퍼마켓 ‘GS더프레시’의 초저가 PB(자체브랜드)인 ‘리얼프라이스’ 상품 판매까지 시작했다.
이마트24는 6월 한 달간 1600여종의 상품에 대해 1+1 등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으며 특히 비빔면, 아이스크림 등 여름철 시즌 상품에 대해 행사상품을 강화했다. 세븐일레븐도 이달 말 식품카테고리 중심으로 초특가 상품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구체적 품목 및 내용은 현재 내부 논의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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