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면 불황 못피해
식량·에너지 타협 필요
가파른 긴축 약화될 수
시장이 오락가락이다. 하반기 증시 전망에는 스태그플레이션 공포와 함께 글로벌 ‘수퍼파워’ 간 타협에 대한 희망이 공존한다. 결국 국제 정치를 좌지우지하는 사람들의 선택이다. 내달 나올 2분기 기업실적은 1분기 보다 부진할 게 뻔하다. 장단기 금리차 등 경제지표들을 잘 살필 필요가 있다. 공포가 가장 커질 때 희망도 커지기 시작할 수 있다.
장기채(10년)는 경기를 반영한다. 너무 오르면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통해 단기금리(2년)를 올려 이를 진정시킬 필요가 있다. 장단기 금리차 축소는 경기의 냉각정도를 나타낸다. 경기가 너무 싸늘해지면 기준금리를 내려 장기금리(경기) 상승을 부추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긴축에 시동을 걸며 미국의 장단기 금리차가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 양호한 경제지표가 많다지만 결국 경기는 식어가는 중이다. 한 두차례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이상 올리는 ‘빅스텝’이 나오면 ‘역전’이 이뤄질 수도 있다. 관건은 물가가 잡히느냐다. 공산품이야 그나마 아껴쓰면 되지만 식량과 에너지는 다르다.
1차 오일쇼크는 이스라엘과 아랍국가 간 중동전쟁의 결과물이다. 2차 오일쇼크도 이란 혁명으로 촉발된 정치사건에서 비롯됐다. 이번이 3차 오일쇼크라면 역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 시진핑의 방역혁명이 핵심이다. 심지어 지금은 1970년대보다 훨씬 더 원자재 의존적인 경제 체제다. 전지구적 산업화와 첨단산업의 발전은 그 때보다 훨씬 더 다양하고 많은 양의 식량과 원자재를 필요로 한다. 통화정책만으로 어찌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통화정책으로 어찌할 수 없는 데 통화정책만 고집하면 부작용만 커진다. 금리가 계속 오르면 경제에는 그만큼 부담이다. 그래도 물론 쓸 필요가 있는 때까지는 써야 한다. 미국 입장에서 수입물가를 잡으려면 달러 강세가 필요해서다. 신속하고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과 양적긴축을 병행하는 이유다. 연준의 매파성향이 단호해 보이지만 ‘짧고 굵게’ 끝내려는 의도일 수 있다.
정치와 경제는 동전의 양면이다. 기업규제와 방역봉쇄에 집중하던 중국 정부의 태도변화가 최근 감지된다. 11월 중간 선거를 앞둔 바이든 행정부는 증시를 되살려야 한다. 미국 가계경제의 상당부분이 증시와 연동된다. 러·우 전쟁을 매듭짓고 중국과도 새로운 ‘프로토콜(protocol)’을 만들어야 한다.
식량과 에너지는 있으면 사람을 살리지만 부족하면 생명을 위협하는 치명적 무기다. 전쟁이 촉발한 식량과 에너지의 무기화가 중단될 필요가 있다. 당장 식량 문제에서 국제 협력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도 밀을 수출해야 한다. 미국 등 서방도 신흥국 등의 기근을 막아야 할 필요가 있다. 기근은 전지구적 재앙이다. 겨울이 오기 전 에너지 난에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 벌써부터 올 겨울 유럽이 에너지 배급제를 실시해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설령 러시아와 서방, 중국과 미국 사이 ‘타협’이 이뤄져도 당분간 금리가 크게 떨어지지는 않을 듯 하다. 막혔던 공급망이 뚫려 경제활동이 활발해지면 적정한 금리수준으로 수요 인플레이션에 대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 충분한 잠재수요를 가진 시장에서 강력한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할 종목들을 주목할 때다. 지금이 가장 싸게 미래 유망기업을 살 수 있는 타이밍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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