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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길용의 화식열전] “번 만큼 쏜다”…순수지주 1호 ㈜LG의 ‘도전’
배당재원<배당수익 한도 철폐
환경·건강·빅테이터 투자 확대
특수관계인 ‘오버행’ 부담 줄여
환원·성장·미래전략 동시 추구

지난해 12월 LX그룹이 분리하면서 구본준 회장은 657만주의 ㈜LG 주식을 매각한다. 구광모 LG회장 등도 당시 2500억원 규모의 LX지분을 매각했지만 ㈜LG 지분을 매입하지는 않았다. 최대주주 지분매각 악재로 이후 ㈜LG 주가는 미끄럼을 탔고, 이달 초 한때 7만원 선까지 무너졌다.

6개월여 만에 답이 나왔다. ㈜LG의 새로운 주주환원 정책이다. 자회사 배당 외의 수익도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하겠다는 방침과 미래 먹거리 투자로 성장을 추구하겠다는 내용이다. 상당한 수준의 배당증가 효과와, 향후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물량부담(overhang)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구 회장에도 주주에게도 모두 이로운 ‘묘수’다.

▶“배당수익만 배당”…‘한도’ 허물어=기존 배당정책은 ‘배당금 수익을 한도로 별도재무제표 순이익(일회성 경상이익 제외)의 50% 이상을 주주에게 환원한다’였다. 여기서 ‘배당금 수익 한도’를 제외했다. 지난해에는 배당금(5183억원) 외에도 상표권과 임대로 4715억원의 수익을 거뒀다. 지난해 현금배당은 4489억원으로 배당수익을 넘지 못했고 배당성향도 순이익의 36.4%에 그쳤다. 올해도 지난해와 같은 순이익을 거둔다면 6170억원 이상의 배당도 가능하다. 보통주 1주당 배당금은 전년(2800원) 보다 38% 이상 늘어나게 된다. 현 주가의 5% 이상이다. 우선주는 7%를 넘을 수 있다.

㈜LG는 49.95%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 LG CNS의 상장을 추진 중이다. LG CNS 장부가치는 1944억원이다. 동종업계인 삼성SDS 주가수익비율(PER)이 17.5배다. 이 기준으로 LG CNS 가치를 추정하면 약 4조원이다. 이번 기업공개(IPO)에서는 재무적투자자(FI) 크리스탈코리의 구주매출이 유력하다. ㈜LG가 보유지분을 팔지 않더라도 지분가치 상승에 따른 평가이익은 장부에 반영될 수 있다.

▶친환경·헬스케어·자율주행…신성장 동력=성장투자 전략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친환경 신소재·부품과 매연저감기술, 신약파이프라인, 헬스케어기기, 자율주행기술과 인공지능·빅데이터 등이다. 현재 보유현금(2조원)의 절반을 투자한다. LG의 기존 주력과 연계된 신기술이어서 실현될가능성이 충분한 분야들다. ‘받은 만큼만 준다’에서 ‘번 만큼 준다’로 바뀐 만큼 새로운 수익원 발굴은 상당히 중요하다. 지주사인 ㈜LG의 투자는 피투자 자회사의 지분가치 상승과 그에 따른 성과배분 비율의 증가로 이어진다. ㈜LG는 주주환원 새 정책 발표와 함께 자회사 지분확대 검토 사실도 인정했다.

▶자사주 매입…구본준 계열 분리 부담 완충=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도 의미가 있다. 현재 시가총액의 4%에 불과하지만 2년에 걸쳐 집행되지만 보유현금의 25%에 해당한다. 시가로 40만주를 살 수 있다. 지난 12월 구본준 회장이 판 주식수와 엇비슷하다.

구 회장 등은 지난 2018년 고(故) 구본무 회장으로부터 ㈜LG 지분 8.8%를 상속받았다. 향후 5년에 걸쳐 약 7200억원의 상속세를 납부해야 한다. 아마 지난해 12월 LX지분 매각 대금은 세제상 유리해 상속세를 내는 데 쓴 것으로 추정된다. 구 회장이 추가로 ㈜LG 지분을 매입하기 보다는 자사주로 사들여 소각하는 방법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지분율이 올라가는 효과는 같다.

구본준 회장 가족들도 아직 ㈜LG 지분 일부를 보유하고 있다. 계열 분리된 만큼 향후 시장에 나올 수 있는 물량이다. 이번 자사주 매입은 LX 계열 분리에 따른 충격을 줄이는 완충장치가 될 수도 있다.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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