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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푸드’ 열풍에 해외로 눈돌리는 식품업계…이번엔 성공할까 [언박싱]
해외 미진출 외식기업 약 10% 진출 희망
bhc, 미주·싱가포르 등 매장 오픈 검토
2010년대 섣불리 진출했다 철수하기도
“실수 되풀이하지 말아야” 다짐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CJ제일제당의 비비고 만두에서부터 치킨까지 국내 식품 대기업, 외식 기업 너도나도 해외 사업에 몰두하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이 곧 종식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다.

현지 공장 및 매장 셧다운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으나 내수 시장 포화, K푸드 인기를 이유로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CJ·SPC·BBQ·bhc…국내 식품기업, 경쟁적으로 해외 영토 확장

23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대체육과 식물성 오일로 맛을 낸 플랜테이블 왕교자 사업에 주력해 해외 영토 확장에 나섰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월 베트남 키즈나에 첨단 식품생산기지를 준공하면서 아시아태평양과 유럽 시장을 공략에 나선다. 농심도 미국 제2공장을 앞세워 일본 라면을 꺾고 미국 내 라면 시장 1위를 노린다.

국내 외식기업도 해외 영토 확장에 나섰다. 그동안 글로벌 사업에 소극적이던 bhc치킨도 미주와 싱가포르 등 해외 사업 진출 계획을 세우며 글로벌 사업에 뛰어들었다. bhc는 홍콩 사태 이후 운영을 잠정 중단했던 홍콩 직영점을 재오픈하고 미국, 싱가포르 등 해외 매장 추가 오픈을 검토 중이다.

CJ푸드빌은 이날 미국 내 펜실베이니아, 코네티컷, 네브래스카 3개 주에 뚜레쥬르 신규 매장을 오픈한다고 밝혔다. SPC그룹도 최근 인도네시아에 파리바게뜨 신규 매장 3곳의 문을 잇따라 열고 해외 매장수를 늘리고 있다.

제너시스BBQ도 매사추세츠주와 캘리포니아주에 지난달 신규 매장을 열며 미국 내 150개 지점 운영을 기록했다. 지난해 9월 기준으로 100여 개였던 매장이 6개월 사이에 50% 이상 증가했다.

국내 시장 포화·K푸드 확산에 '너도나도 해외로'
CJ제일제당이 베트남 현지 마트에서 비비고 김치를 판매 중이다. [CJ제일제당 제공]

실제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2021년 외식기업 해외진출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조사 대상 2133개 외식기업 중 해외 진출 의향이 있는 기업은 전체 207곳으로 나타났다. 해외에 진출 중인 기업은 123곳, 철수한 기업은 14곳으로 조사됐다. 지난 2020년 같은 조사에서 해외에 진출하지 않은 업체 2082곳 중 진출을 희망하는 기업은 54곳(2.6%)으로 나타난 것과 비교하면 크게 증가한 숫자다.

이처럼 최근 식품 업계가 해외로 눈을 돌린데는 이유가 있다. 국내 인구가 정체기에 접어들면서 내수 시장이 더 팽창하기 어려운데다가 식품 가격은 물가와 직결돼 원재료 가격 상승에도 가격 인상이 쉽지 않은 탓이다.

여기에 K콘텐츠 확산으로 기존 동남아 국가에서 인기를 끌던 K푸드가 북미, 유럽 등 소비 여력이 있는 문화권까지 선호되는 분위기까지 겹쳤다.

10년전 실수 되풀이 안돼…리스크 관리 중요
풀무원이 최근 미국 코스트코에 제품을 입점시키고 현지 판매에 나섰다. [풀무원식품 제공]

국내 외식 업계의 해외 사업 확장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러나 해외 시장에 섣불리 발을 들였다가 막대한 손해를 보며 철수하는 일이 속출했다. 특히 2010년대 초반 국내 외식기업들은 글로벌 시장에 진출했다가 실패를 맛보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제대로된 시장 조사를 생략하고 무분별하게 현지 법인과 파트너십을 맺은 것이 공통된 문제로 지적된다. 본사가 매장을 직영하는 대신 가맹점 운영권을 판매하는 ‘마스터프랜차이즈’ 방식을 택한 기업들의 해외 법인에 문제가 터졌다.

실제로 미국, 일본 등 해외로 진출했던 교촌 치킨은 지난 2012년부터 5년간 미국 법인에서만 당기순손실 약 225억원을 기록하며 미국 매장을 철수한 바 있다. 외식 프랜차이즈 및 식품 사업을 운영한 경험이 없는 기업을 파트너사로 선정한 것이 화근이었다. 2010년대 초반 전국을 휩쓸던 카페베네 역시 중국 사업에 차질을 빚으며 브랜드 전체가 휘청이기도 했다.

업계 관계는 “많은 기업들이 시행착오를 겪고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외부 리스크는 항상 존재한다”며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 홍콩 사태 등 전쟁, 천재지변 등을 경험하면서 전보다 신중히 매장을 확장하는 경향이 생겼다”고 말했다.

joo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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