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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재범 ‘원소주’ 품은 GS25, ‘한국형 리커샵’ 왕좌 노린다 [언박싱]
7월부터 GS25 ‘원소주스피릿’ 판매
MD·마케터간 협업으로 시너지
온·오프라인 플랫폼 확대 비롯
5년 넘게 ‘서브 컬처’ 지원사격 강점
“새로운 주류 문화 리드하겠다”
지난 9일 헤럴드경제가 만난 한동석 GS리테일 편의점사업부 마케터(왼쪽)와 한구종 GS리테일 MD본부 주류MD(오른쪽)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가수 박재범이 출시한 프리미엄 소주 ‘원소주’가 오는 7월부터 편의점 GS25에서 판매된다. 초도 물량 완판 행진에 이어 온라인 판매에서도 ‘광클(미치도록 빠르게 클릭)’ 대란을 불러온 바로 그 술을 전국 곳곳 골목마다 들어선 1만5855개의 GS25 점포에서 만나보게 됐다는 의미다.

지난 몇 달간 원소주를 품에 안기 위한 편의점 업계의 전략적인 구애는 유통가의 뜨거운 감자였다. 그리고 마침내 지난 9일 베일에 가려진 협상 과정에서 일등 공신을 한 한구종 GS리테일 MD본부 주류MD와 한동석 GS리테일 편의점사업부 마케터를 서울 역삼동 GS타워에서 만났다.

1시간 남짓 진행된 인터뷰에서 한 MD와 한 마케터는 ‘처음’ 단어를 모두 합쳐 스무 번이나 언급했다. ‘꾸준하게’ 부사도 열 두 번이나 반복됐다. 파격에서 혁신을 찾고, 경험에서 디테일을 살린 잔뼈 굵은 베테랑들이라는 점이 눈에 띄었던 이유다.

가수 박재범이 론칭한 프리미엄 소주 브랜드 ‘원소주’
2015년 GS25가 연 첫 뮤비페에 아티스트로 참여한 박재범

그러니까 시작은, 지난해 9월 한 MD가 한 마케터에게 보낸 문자 메세지 한 통이었다. 2019년부터 소주 브랜드 론칭 의사를 밝혔던 박재범이 지난해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어느 정도 사업이 진척되고 있다”고 말한 바로 다음 날, 한 MD는 한 마케터에게 SOS 요청을 했다. 원소주 상품을 소싱하고 싶었지만 해당 사업이 워낙 비밀리에 준비되서 알 수 있는 정보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한 마케터는 수소문 끝에 원소주의 제조사인 원스피리츠의 김희준 브랜드 매니저 연락처를 알아냈다. 원스피리츠와의 첫 미팅은 그렇게 두 사람의 격의 없는 ‘긴밀한 협업’으로 시작됐다.

전국 유통망은 물론 온라인 앱(App)을 연계해 확대한 GS25의 주류 플랫폼이 특히 강점이 됐다. 실제로 2020년 7월 GS25가 론칭한 주류 스마트오더 ‘와인25플러스’에는 와인, 칵테일, 위스키, 전통주, 수제 맥주 등 5000종에 가까운 주류가 입점돼 있다. 와인25플러스의 매출은 편의점 오프라인 매장 매출의 40% 수준에 달한다. 이 같은 기세에 GS25는 지난해 3월에는 편의점 업계 처음으로 주류 특화점을 론칭했고 공격적으로 점포 수를 늘리고 있다. 한 MD는 “특히 GS25는 경쟁사 대비 주류 매출액이 크게 높은 편”이라며 “전 세계 어떤 술도 내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서 픽업해 먹을 수 있도록 하는 게 궁극적인 목표”라고 설명했다.

2년 전 편의점 GS25는 주류 스마트오더 시스템 ‘와인25플러스’를 론칭했다.
지난해 GS25는 비보이팀 겜블러크루와 손잡고 독도의 날 캠페인 영상을 제작했다

온·오프라인으로 유통망을 넓히는 동시에 5년이 넘는 기간동안 ‘스트리트 댄스’를 비롯한 서브 컬처와 연계한 문화 마케팅에 공력을 들였던 것도 GS25의 차별화 지점이었다. GS25는 2017년 세계적인 팝 아티스트인 ‘키스 해링’과 컬래버레이션 한 커피 음료 광고, 2020년 독도의 날 캠페인을 통해 비보이팀인 겜블러쿠르 등 장르별 스트리트 댄서와 문화 마케팅을 진행한 바 있다. 이 댄서들은 현재 박재범이 MC인 브레이크댄스 방송 프로그램의 출연자들이기도 하다. 2015년 편의점 업계 처음으로 연 GS25의 뮤비페(뮤직비치페스티벌) 첫 아티스트도 박재범이었다. 한 마케터는 “GS25는 편의점 업계가 스트리트 문화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때, 또 뮤직 페스티벌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을 때, 이미 그때부터 앞서 관련 사업을 준비해 왔다”라며 “축적된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박재범과) 계속해서 교집합이 만들어질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제 GS25는 국내 주류의 구매 판도를 바꾸는 ‘한국형 리커샵’ 왕좌의 자리를 노리고 있다. 젊은 세대가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주류 문화를 만든다는 최종 목표도 갖고 있다. 특히 이 점은 전 세계에 대한민국을 알릴 수 있는 술을 만들고 싶었다는 박재범의 시선과도 맞아떨어지는 지점이다. 한 MD는 “‘역대 이런 소주는 없었다’ 느낄 수 있도록 탄탄하게 물량을 준비 중”이라고 했고, 한 마케터도 “올해 원스피리츠와 컬래버한 색다른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이번 여름에 열리는 뮤비페를 기대하셔도 좋다”고 덧붙였다.

한동석 GS리테일 편의점사업부 마케터(왼쪽)와 한구종 GS리테일 MD본부 주류MD(오른쪽)

7월부터 GS25에서 판매되는 ‘원소주스피릿’은 원소주와 마찬가지로 강원도 원주의 쌀 토토미를 발효해 증류한 소주가 될 예정이다. 다만 대중성을 겸비하기 위해선 기존의 방식으로는 옹기 수량 수급이 어렵다. 이에 기존 ‘원소주 맛’을 유지하는 선에서 알코올 도수와 숙성 과정, 가격이 최적화될 계획이다. 원소주스피릿의 라벨 디자인은 기존 원소주 공병에 부착된 라벨 디자인과 달라진다.

한편 한 마케터는 박재범의 원소주를 겨냥한 사전 작업으로 GS리테일이 에이오엠지(AOMG) 소속인 정찬성 이종격투기 선수를 공식 후원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지난 2월 원소주와 별개 건으로 마케팅 사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갑자기 타이틀 매치가 잡힌 정찬성 선수의 매니지먼트 담당자를 우연히 알게 돼 2주만에 급하게 결정된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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