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용품 생산 원료인 팜유 원유 수급 비상
지난 25일 서울 한 대형마트의 식용유 매대. [연합] |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식용유와 RBD 팜올레인에 한해서만 수출을 중단한다던 인도네시아 정부가 팜유원유(CPO)와 RBD 팜유까지 모두 수출을 중단했다. 라면, 과자, 초콜릿 등 식품 회사뿐 아니라 팜유 원유와 RBD 팜유를 사용하는 화장품, 세제, 바이오디젤 회사 등까지 영향을 받게 됐다.
28일 안타라통신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통상부는 전날 밤 식용유 등 수출 중단에 관한 공식 규제령을 발표하면서 팜유원유, RBD 팜유, RBD 팜올레인, 사용한 식용유(used cooking oil·UCO)의 수출을 무기한 금지한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해군 함정과 병력을 수출항에 배치해 팜유 제품 선적과 출항을 막고 감시를 강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 해군은 전날부터 팜유 주요 수출항 앞바다에 해군 함정을 띄우고 병력을 배치해 감시를 강화했다.
팜 열매를 압착해서 짜낸 팜유 원유를 정제·표백·탈취(RBD)하면 RBD팜유가 되고, 분획 공정을 거치면 고체 부분인 팜스테아린과 액체 부분인 팜올레인으로 분리된다.
세계 최대 팜유 수출국인 인도네시아가 대부분 팜유 제품 수출을 중단함에 따라 국제 팜유·식용유 시장은 충격에 빠졌다. 우리나라 역시 팜유 수입량의 절반 가량 인도네시아가 차지하다 보니 팜유 수급에 따른 물가 상승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전체 팜유 수입량 60만6000t 중 인도네시아산 팜유는 전체 수입량의 57.8%인 35만t을 차지했다.
팜유를 주로 사용하는 라면이나 스낵을 만드는 식품 기업들은 팜유 3개월치 분량을 확보하고 위기 대응에 나섰다. 그러나 인도네시아 당국이 팜유 원유와 RBD 팜유 수출까지 갑작스럽게 제한하면서 이를 사용하는 화장품, 세제, 바이오디젤 회사에는 비상이 걸렸다. 식품 뿐 아니라 생활용품 가격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인도네시아의 팜유 업계는 지속적으로 생산되는 팜유 제품의 저장시설이 한정돼 있고 수출 중단이 길어지면 무역수지에 미칠 타격이 큰 만큼 이번 조치가 오래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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