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맥주박으로 대체 밀가루 만들어 요리
아보카도 과카몰리 대신 애호박 과카몰리
지난 20일 오비맥주가 서울 강남구 현대카드 쿠킹라이브러리에서 푸드업사이클링 쿠킹 클래스를 개최한 가운데 맥주박을 활용해 피자와 나초그란데, 스콘을 만든 모습. [신주희 기자] |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오비맥주가 ‘지구의 날’을 맞아 푸드 스타트업 리하베스트와 지구인컴퍼니와 손잡고 푸드 업사이클링을 주제로한 쿠킹클래스를 선보였다.
오비맥주는 지난 20일 서울 강남구 현대카드 쿠킹라이브러리에서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나와 지구를 위한 ECO 한 끼 쿠킹클래스’를 개최했다. 이날 쿠킹클래스의 테마는 ‘저탄소 식단’으로 지구인컴퍼니의 언리미트 대체육, 밀가루 대신 맥주 부산물인 맥주박을 업사이클링해 만든 ‘리너지’ 가루가 이용됐다.
오비맥주 카스의 맥주박을 활용해 만든 리너지 가루(왼쪽)과 지구인컴퍼니의 언리미트(왼쪽) [신주희 기자] |
푸드 업사이클링은 식품 공정 과정에서 버려지는 부산물을 이용해 새로운 음식을 만드는 것을 뜻한다. 현미를 도정할 때 나오는 껍질인 ‘미강’, 맥주를 만들고 버려지는 맥주박 등은 영양성분이 훌륭하지만 그동안 폐기돼 왔다. 또 폐기 과정에서도 탄소가 배출된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국내에 버려지는 맥주 부산물 양은 2020년 기준 총 42만t(톤)으로 리하베스트와 오비맥주는 여기에 주목했다. 지난 2019년 리하베스트 처음으로카스 맥주박 부산물로 ‘리너지가루’를 만들어 선보인 이후 매달 5t의 맥주 부산물이 푸드업사이클링으로 재탄생했다.
오비맥주 측은 올해 국내에 리하베스트 공장이 완공되면 월 200t 규모 업사이클링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구인 컴퍼니의 언리미트 역시 쌀겨 등 식품 부산물 활용해 대체육 생산하고 있다. 현재 원료의 10% 수준이 업사이클링한 재료가 활용되지만 이를 더욱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푸드스타트업 리하베스트의 민명준 대표가 지난 20일 푸드업사이클링 쿠킹 클래스에서 요리 시연을 보이고 있다. [신주희 기자] |
이날 참가자들은 민명준 리하베스트 대표의 도움으로 리너지가루 또띠아를 활용한 피자와 나초 그란데, 스콘을 완성했다. 맥주박을 업사이클링해 만든 이번 음식은 메밀처럼 고소한 맛이 두드러진 게 특징이다. 영양 성분 면에서도 밀가루보다 뛰어나다. 리너지 가루는 밀가루보다 식이섬유가 11배 단백질이 21배 높다.
피자에 들어가는 고기 외에도 파마산 치즈 등 이날 준비한 식재료 모두 비건 음식으로 준비됐다. 가니쉬로 활용된 과카몰리(아보카도를 이용한 멕시칸 요리)는 아보카도 대신 애호박과 풋콩, 라임즙을 이용해 재탄생했다. 아보카도는 재배하는 데 탄소 발자국이 많이 발생하는 만큼 지구의날을 맞아 대체 레시피를 선보인 것이다.
행사 후 남은 음식은 카스맥주박으로 만든 친환경 용기에 포장됐다. 이 용기는 카스맥주박과 코코넛 등 혼합해 플라스틱 사용량을 최대 60%까지 줄인 것이 특징이다.
민명준 리하베스트 대표 “여러 브랜드 중 오비맥주의 카스 맥주박이 깨끗해 제품화할 수 있었다”며 “카스 외에도 오비맥주의 다른 브랜드에서 나오는 맥주박을 활용해 여러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기후위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친환경 가치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자들과 함께 맥주박 부산물 업사이클링과 식물성 대체육 등 저탄소 식재료를 체험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며 “스타트업과 상생협업을 바탕으로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jooh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