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네이버 리셀 플랫폼 크림과의 가품 판매 다툼 끝에 체면을 구긴 무신사가 해외 명품 검수 절차를 강화하겠다고 5일 밝혔다. 다만 가품 판매를 인정하고 나흘 만인 지난 4일 자사 홍보자료를 내놓은데 이어, 5일 성수동 무신사 스튜디오 오픈 자료까지 내놓으면서 진정성 있는 태도가 여전히 빠졌다는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다.
이날 무신사는 정·가품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해외 브랜드와 공식 파트너십을 확대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무신사는 해외 부티크 등을 통해 상품을 공급받을 때는 거래 업체의 신용도·평판 등을 확인하는 검수 절차를 더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또 관세청 산하 무역관련지식재산보호협회(TIPA)와 협력해 해외 명품 검수 절차도 대폭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만약 가품 이슈가 발생하면 해당 부티크에 소명을 요청하고 제3의 기관을 통해 브랜드 상표권자에 감정을 의뢰하는 한편 결과에 따른 업체 제재, 고객 보상 등의 대응 체계를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 같은 무신사의 대응에도 여전히 진정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신사는 ‘짝퉁 판매’ 사과가 사흘이 채 지나지 않았는데도 ‘잠재력 무궁무진 쑥쑥 크는 유니콘 플랫폼…개발자 사로잡는 무신사’라는 제목의 홍보성 보도자료를 냈다.
해당 자료에는 “지난해 기준 2조3000억원의 거래액 기록을 세운 ‘패션 유니콘’ 무신사는 올 3월 ‘배달의민족’ 출신 조연 CTO를 새롭게 선임하며 화제를 모았다”, “무신사 역시 본격적인 글로벌 진출을 앞두고 고속 성장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지난 달 개발자 대규모 채용을 시작했다” 등 내용이 담겼다.
5일도 ‘명품 검수를 강화한다’는 보도자료를 내고 불과 1시간 뒤에 ‘무신사 스튜디오 성수점을 오픈’ 보도자료를 냈다. 포털 사이트 등에서 ‘가품 재발 방지 대책’ 최신 기사를 과거로(뒤로) 밀어내는 홍보 전략으로 풀이돼 다시 한 번 비판받는 이유다.
이와 함께 최근 한 커뮤니티에는 무신사의 리셀 플랫폼인 솔드아웃이 피해 소비자에게 “가품 판매 사실을 철저히 비밀로 유지해야 한다”는 조항을 추가로 요구했다는 사실까지 거론되면서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무신사는 앞서 크림이 자사에서 판매한 피어오브갓 에센셜 티셔츠를 가품으로 판정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무신사는 이에 반발하며 크림을 상대로 한 법적 대응을 예고했지만, 이후 크림이 피어오브갓 본사에서 가품으로 판정한 사실을 공개하면서 판정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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