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개발 물류 시스템 도입해 효율성 ↑
한 건 주문 처리에 1분도 안 걸려
연내 6곳 추가 오픈…서울 커버율 70% 목표
올리브영 ‘도심형 물류센터 강남’. 픽업대에서 가장 가까운 A존에는 올리브영 온라인몰 인기 상품이 진열돼 있다. 물류센터 효율화를 위해 ‘카테고리’ 분류가 아닌, ‘데이터 기반’ 피킹 동선이 구성됐다. [이정아 기자] |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정확히 26분. 고객이 올리브영 온라인몰에서 주문한 클렌징오일, 스킨케어 제품명이 모니터에 표시(오후 2시4분)되고, 퀵커머스 배송기사가 포장된 주문제품을 ‘픽업’(오후 2시30분)하기까지 눈으로 확인한 시간이다. 해당 상품이 반경 1.2㎞ 거리 주소지로 배송하는 데에 소요된 시간이 4분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고객은 30분 만에 주문한 상품을 받을 수 있었다. 뷰티업계 처음으로 ‘평균 45분 배송’ 시대를 연 올리브영 ‘오늘드림’ 서비스가 가져온 물류산업의 오늘이었다.
23일 서울특별시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한 올리브영 ‘도심형 물류센터(MFC) 강남’을 다녀왔다. 온라인몰 전용 물류센터로, 110평에 이르는 공간에 1만여종의 상품이 빼곡히 진열돼 있었다. 수많은 선반 랙과 층층이 들어찬 상품보관함에는 올리브영 매장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기초·색조화장품과 건강식품, 헤어·바디용품 등이 종류별로 들어 있었다.
선반 랙과 상품보관함은 카테고리 구성이 아닌, 철저히 올리브영 온라인몰 인기 상품 데이터를 기반해 배열됐다. 예를 들면 클렌징오일 보관함 바로 위에는 생리대 보관함이 있었고, 비건 화장품 에멀전 보관함 옆에는 파운데이션 보관함이 있는 식이다.
정호석 CJ올리브영 SCM혁신팀 부장은 “픽업대 기준 가까운 거리 순으로 A, B, C구역을 나누고 인기 상품을 A구역에 전진 배치했다”며 “특히 손이 쉽게 닿는 1.1~1.3m 높이의 ‘골든존’ 선반에는 이 중에서도 가장 인기가 많은 제품을 진열했다”고 설명했다.
전문 피커가 ‘디지털 피킹 카트’에 주문 상품을 분류하는 모습. 램프에 초록색 불이 들어오면, 주문 상품이 맞게 분류됐다는 의미다. [이정아 기자] |
‘디지털 피킹 카트’가 설치된 디지털 표시기에는 주문상품 번호와 각각의 주문 건에 대한 제품 수가 적혀 있다. 제품 수가 알맞게 분류됐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이정아 기자 |
주문이 접수되면 배송 직전 단계에서 물건을 집품·포장하는 ‘전문 피커’가 손목에 착용한 웨어러블 단말기와 함께 선반 랙 사이를 누비며 주문 상품을 픽업했다. 불필요하게 반복되는 동선은 없었다. 그는 통로를 따라 한 방향으로만 움직이며 피킹한 상품을 ‘디지털 피킹 카트’에 주문별로 분류했다. 이어 디지털 피킹 카트에 설치된 디지털 표시기에는 숫자와 함께 초록색·빨간색으로 주문 분류가 맞는지 검수한 정보가 떴다. 한 명의 전문 피커가 12건의 상품 분류작업을 끝내는 데에는 단 10분이면 충분했다. 한 건의 주문을 마감하는 데 1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는 얘기다. 정 부장은 “피커 한 명이 한 시간 동안 평균 50건 이상의 주문을 처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 피커의 팔목에 부착된 웨어러블 단말기. 웨어러블 단말기에는 주문 정보와 함께 해당 물건의 위치가 안내된다. 안내대로만 움직이면 픽업 과정에서 불필요한 동선 이동이 생기지 않는다. 이날 전문 피커 한 명이 10분 만에 분류작업이 효율적인 주문 픽업이 가능하다. 이정아 기자 |
퀵커머스 배송기사가 포장된 주문상품을 픽업하고 있다. 픽업대는 구역별로 나뉜다. 배송 타입별로 포장지에 부착된 스티커가 다르게 구분돼 있어 한눈에 픽업대 파악이 가능하다. 이정아 기자 |
카트에 담긴 픽업제품은 픽업대에서 주문 영수증이 부착됐다. 이후 배송구역별, 배송 순서 순으로 분류된 포장상품을 퀵커머스 배송기사들이 수령했는데, 상품 크기가 작은 뷰티제품 배달이다 보니 한 배송기사가 15건의 주문상품을 가져가기도 했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올리브영은 물류센터 내 모든 과정을 자체 개발한 물류 시스템으로 처리해 ‘100% 페이퍼리스(paper-less)’를 구현했다는 점이다. 온라인몰 전용 물류센터 재고는 오프라인 매장 재고와 이동이 가능하다는 점도 온·오프라인 채널을 모두 갖춘 올리브영만이 가진 강점이다.
올리브영은 강남, 성북에 이어 이 같은 도심형 물류센터 6곳을 추가 오픈해 연내 서울 권역 온라인 주문의 빠른 배송 커버율을 7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현재 서울 5개 지역(마포·서대문, 구로·강서, 관악·봉천, 광진·강동, 노원)과 경기 1개 지역(성남)에서 물류센터 구축이 준비 중이다.
dsun@heraldcorp.com